[헬스&뷰티/이상곤 박사의 맛있는 동의보감 이야기]<2>막힌 코 뻥 뚫어주는 특효약 ‘목련 꽃봉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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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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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봄날, 젊은 시절을 회상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지금 한창 피어오르는 ‘하얀 목련’이다.

가수 양희은이 불러 유명해진 노랫말이지만 실제 그 꽃말도 ‘아직도 못다 이룬 사랑’이다. 목련 꽃에 얽힌 전설도 노래와 꽃말에 힘을 실어준다. 옛날 북쪽 바다의 신을 사랑한 공주가 그의 결혼에 실망해 자살을 하는데, 죽은 자리에 핀 하얀 꽃이 백목련이었다. 목련꽃은 북쪽을 향해 핀다고 해 요즘도 북향화로 불린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전설은 꽃의 본질을 잘 설명한다. 북쪽은 겨울이고 차가운 곳이다. 추운 날씨를 뚫고 ‘뜨거운 꽃’을 피워 찬란한 봄을 일깨운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 꽃말인 ‘못 다한 사랑’은 눌린 스프링처럼 큰 폭발력을 함축하는데, 확 뚫어서 소통하는 힘을 암시한다. 한의학에서 약효는 계절과 장소에 맞춰 살아가는 힘, 즉 생기를 이용한다.

피는 모습은 약효와 관련이 깊다. 목련의 꽃눈은 꽃이 지는 여름부터 다음 해 봄까지 날마다 자라면서 반드시 사계절이 지나야 이른 봄 꽃봉오리가 벌어진다. 겨울을 막 벗어나 웬만한 나무는 잎조차 틔우지 못할 때 홀로 추위를 뚫고 앙상한 가지 끝에서만 꽃망울을 터뜨린다.

실제 한의학에선 코 막힘을 뚫는 가장 좋은 약으로 오랫동안 힘을 응축해 막 열리려는 목련 꽃봉오리를 사용한다. 감기에 걸렸을 때 코 막힘은 누구나 경험한다. 감기는 체내 저항력이 떨어져 으슬으슬 추워질 때 잘 온다. 감기가 오면 매운 콩나물국을 먹거나 목욕탕에 가서 땀을 내는 것도 뜨겁고 매운 기운으로 감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자구책이다. 코 막힘은 바로 코의 온도 조절 기능이 떨어진 탓에 오는 증상이다.

코를 뚫는 좋은 방법은 맵고 따뜻한 기운이다. 목련 꽃봉오리의 한약명은 신이화(辛夷花)다. 신은 맵다는 뜻으로 코 막힘을 뚫어주는 강력한 효능을 그 이름으로 증명한다.

비염이나 축농증 치료에도 좋은 효험이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현대의학 교과서에도 비염이나 축농증의 치료목표를 소염 항생이 아닌 환기 배설로 규정한다. 환기는 창문을 열어 환기하듯이 코가 외부의 자연과 소통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자연으로 열리면 인체도 자연의 질서에 동화되어 건강을 회복한다.

코 막힘에 민감한 세대는 학습기의 청소년이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선 코로 흡입한 공기로 뇌를 식혀줘야 하는데, 코 막힘이 심해지면 뇌는 뜨거워지면서 머리가 아프고 터질 것 같은 답답함이 생긴다. 정신집중이 안되면서 끈기도 없어진다.

세계 최초의 약물학 책인 중국 ‘신농본초경’의 주해서 ‘본경소증’은 신이화의 치료 용처를 이렇게 설명한다. ‘조금만 피곤하거나 무리를 해도 바로 코가 막히면서 콧물이 나오고 얼굴이 붓는 증상을 치료한다. 재발을 반복하면서 여러 해 동안 낫지 않을 때 사용한다.’ 찬란한 봄에, 코가 막히고 답답한 사람이 있다면, 신이화 15∼20g을 물 1L에 넣어 끓여 차처럼 마실 것을 권한다.

이상곤 박사 http://www.kabsan.net/
#목련꽃봉오리#동의보감#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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