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역사거리서 사고
직진하던 버스 갑자기 왼쪽 틀어
교통섬-인도 넘어 건물벽 들이받아
신호 대기 시민 날벼락… 2명 중상… 운전사 “브레이크 제대로 작동 안해”
서대문역 사거리서 시내버스 인도 돌진… 13명 부상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704번 시내버스가 인도로 돌진해 NH농협은행 건물 1층을 들이받은 채 멈춰 서 있다. 버스가 돌진하며 인도의 구조물이 부서져 주변이 아수라장이 됐다. 이 사고로 버스 운전사인 50대 남성을 포함해 13명이 다쳤고, 인도에 있던 보행자 2명은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운전사에 대해 음주·약물 여부를 조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뉴스1
“은행 일을 보고 있는데 쾅 하고 너무 큰 소리가 나서 처음엔 누가 밖에서 폭탄을 던진 줄 알았습니다.”
16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만난 김모 씨(77)는 여전히 눈앞의 상황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서울 서대문역 사거리 교차로 앞 NH농협은행 1층에는 시내버스 한 대가 인도로 돌진해 건물 외벽을 들이받은 채 멈춰 서 있었다.
이날 오후 1시 15분경 704번 시내버스가 교통섬에 서 있던 보행자들을 덮친 뒤 은행 건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보행자와 버스 탑승자 등 13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보행자 2명은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 폭격 맞은 듯한 현장
소방과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독립문 영천시장 방향에서 서울역 환승센터 방면으로 직진하던 버스가 갑자기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시작됐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사무실이 밀집한 사거리로, 점심시간 직후라 인도에 직장인 등 보행자가 많았다. 버스는 앞서가던 승용차 1대를 추돌한 뒤 교통섬으로 돌진해 보행자를 쳤고, 가드레일과 인도를 지나 농협 건물 외벽을 들이받은 뒤에야 멈췄다.
이 사고로 총 13명이 다쳤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들은 교통섬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이었다. 보행자 중 43세 여성 김모 씨와 36세 남성 홍모 씨는 중상을 입어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경상자 중 6명은 인근 병원으로 나뉘어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시 교통섬에 있다가 간신히 피한 이용경 씨(36)는 “버스가 바로 2∼3m 옆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며 “순식간에 사고가 벌어져 몸을 피할 틈도 없었다”고 말했다.
버스와 추돌한 승용차에 타고 있던 탑승자 2명도 부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버스에는 운전사를 포함해 총 13명이 타고 있었고 버스 내부에서는 좌석에서 넘어지거나 부딪히며 경상을 입은 승객들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 50대 운전사 “브레이크 결함” 주장
16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시내버스가 인도로 돌진해 NH농협은행 건물 외벽을 들이받은 채 멈춰 서 있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등 13명이 다쳤고 보행자 2명은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이날 기자가 찾은 사고 현장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어수선했다. 버스는 내부에서 포탄이 터진 것처럼 전면과 측면 유리창이 산산조각 났고 차체 옆면과 후면은 크게 찌그러졌다. 버스가 훑고 지나간 인도의 보도블록과 가드레일은 크게 파손돼 있었다.
인근 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차은영 씨(36)는 “창문을 모두 닫고 있었는데도 ‘쿵쿵’ 하는 충돌음이 연달아 들려 밖으로 나가 보니 버스가 건물을 들이받기 직전이었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간호사 고경선 씨(48)도 “쇳덩어리가 바닥에 끌리는 듯한 소리를 내며 돌진하더니 건물과 부딪힐 땐 폭탄 소리가 났다”고 했다. 인근 편의점 주인 김모 씨(41)는 “사고 직후 곳곳에서 비명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운전사는 사고 직후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차량 결함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와 약물 검사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운전사의 진술과 차량 상태를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으로 차량 결함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다.
한편 버스가 돌진한 건물 1층의 NH농협은행 영업점은 이날 정상 영업을 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외부가 손상되긴 했지만 영업점이 파손되거나 은행을 방문한 고객이나 직원이 다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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