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환경 악영향 심각… 원자력이 가장 현실적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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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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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창립자에서 원자력 전도사로 변신한 패트릭 무어 씨

“과학적으로 볼 때 원자력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14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만난 패트릭 무어 그린스피릿 스트래티지 회장(65·사진)은 이관섭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이 추진하는 국내 원자력 발전 확대 정책에 대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에너지원 대부분을 수입하는 한국에서 원자력은 여타 신재생 에너지들보다 효율성이 높은 에너지원”이라고 말했다.

무어 회장은 1971년 ‘그린피스’를 창립했지만 1986년 탈퇴한 뒤 환경 컨설팅 단체인 ‘그린스피릿 스트래티지’를 만들어 원자력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과 일본은 원전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는데, 그 이후 석탄이나 가스 사용량이 급증했습니다. 화석 연료는 이산화탄소를 다량 배출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데도 그린피스는 여기에 대한 언급 없이 원전 반대만 하고 있어요.”

무어 회장은 현재로서는 원자력이 화석 연료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단체가 과학적 배경 없이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면 비논리적인 상황에 빠지기 쉽습니다. 과학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생태학 박사인 무어 회장은 그린피스 탈퇴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 그린피스는 소독약으로 쓰이는 염소(Cl)가 인체에 해롭기 때문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염소는 수돗물 소독과 같이 위생을 위해 사용이 불가피하다”면서 반대했다.

하지만 ‘염소 반대’라는 입장을 정한 그린피스의 동료들은 자신의 의견을 귀담아듣지 않았고, 결국 탈퇴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는 “그린피스와 같은 환경단체에서는 과학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무어 회장은 국내 고리원전 1호기의 전원 공급 중단 소식을 듣고, 사고를 은폐하려고 한 것은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원자력은 여전히 잘 알려지지 않은 발전 방식이기 때문에 사실에 대한 정확하고 투명한 공개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또 무어 회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세계적으로 원전의 안전성이 강화되는 추세”라며 “원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덜 수 있도록 긴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설명하면 원자력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얻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무어 회장은 원자력 이외에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에 대한 노력도 멈추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는 “지금까지 그린에너지 운동은 대부분 풍력과 태양열에 집중하고 있지만 날씨와 환경에 따라 효율이 크게 달라진다”며 “안정적인 신재생 에너지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땅속의 열을 이용하는 히트펌프는 안정적인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규모 가정용으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스웨덴에서는 오래전부터 신축 건물에 히트펌프를 의무화했으며 미국도 히트펌프를 설치하는 가정에 30%의 세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도 지열을 이용한 발전 방식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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