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석고 이용한 CO₂감축기술 상용화… 지질硏 장영남 연구원팀 개발

  • 동아일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비료공장이나 화력발전소에서 쌓아두는 폐석고를 이산화탄소와 함께 처리해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비료공장이나 화력발전소에서 쌓아두는 폐석고를 이산화탄소와 함께 처리해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전남 여수의 한 비료공장에는 인산계 비료를 만들 때 나온 1500만 t의 폐석고가 수년째 공장 내 한쪽에 보관돼 있다. 강산성인 폐석고는 물과 만나 주변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면 산성도가 높아져 생태계가 파괴된다.

폐석고는 비료공장뿐만 아니라 화력발전소에서도 나온다. 화석연료를 태워 발전할 때 나오는 대기오염 물질인 아황산가스를 제거하기 위해 석회석을 반응시키는 과정에서 폐석고가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나오는 폐석고는 400만 t에 이른다. 일부는 시멘트 원료로 다시 쓰이지만 경제성이 떨어져 대부분 활용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국내 연구진이 폐석고를 처리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재활용 가능성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산화탄소처분연구실 장영남 책임연구원은 폐석고와 이산화탄소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광물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기술은 국내외에서 많이 연구됐지만 광물의 원료비가 비싸고 부산물의 활용도도 높지 않아 상용화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연구팀은 비료공장과 화력발전소에서 가져온 폐석고에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를 반응시킨 뒤 유용한 물질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적용할 경우 현장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를 반응 과정에 사용할 수 있어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 위한 별도의 시설이 필요 없다.

반응 후 부산물은 순도가 높아 경제적 활용가치가 높다. 비료공장의 폐석고에서는 황산암모늄이 나오는데 질소계 비료로 팔 수 있고, 탄산칼슘이 나오는 화력발전소의 폐석고는 산업용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원 측은 현재 원내에 연간 500t의 탄소와 폐석고를 처리할 수 있는 시험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2013년에는 1만 t 규모의 시험 설비를 현장에 설치하기 위해 당진화력발전소 및 영흥화력발전소와 협의하고 있다.

장 연구원은 “이 기술은 국내 상용화를 거쳐 해외로의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올 초 일본 원전 사고 이후 세계적으로 화력발전소의 비중이 다시 높아지고 있어 폐석고 처리 기술도 함께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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