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임신은 부부가 함께 준비…父-사우나 피하고 母-몸 따뜻하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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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줄이고 산전검사 하고
임신 3개월 전부터 엽산 섭취 권장

내년은 60년에 한 번 돌아온다는 흑룡띠의 해다. 새해를 앞두고 예비 부모들은 건강한 아기를 가지려는 계획을 짜고 있다.

하지만 임신을 계획한다고 해서 곧바로 아기가 생길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부부가 모두 건강하더라도 1년 안에 자연 임신으로 출산에 성공하는 확률이 30%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원하는 시기에 건강한 아기를 만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이다.

부부가 원하는 시기에 아기 낳기를 원한다면, 적어도 임신 계획 3개월 전부터는 부부가 함께 임신하기에 좋은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종전에는 여성이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남성들의 건강 상태도 원활한 임신과 아기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남성들도 임신 준비에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

○부부가 함께 스트레스 줄이고, 생활 습관 개선해야

스트레스는 남성과 여성의 생식 능력에 모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의 스트레스는 정자의 질과 운동성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장기간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고 정자 생성에서도 장애가 생긴다.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는 “남성 불임의 90% 이상은 건강하고 튼튼한 정자가 생성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여성의 경우에도 임신 전 받은 극심한 스트레스가 미숙아 출산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팀은 2009년 “여성이 임신 6개월 전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태아를 33주 전에 출산할 가능성이 59%로 높아진다”고 밝혔다. 결국 부부가 함께 운동이나 취미 생활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현명하게 조절해야 건강한 아기를 낳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임신 계획 단계에서부터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 예비 아빠들은 무리한 운동이나 사우나와 같이 고환의 온도를 높이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정자를 생산하기 위한 고환의 온도는 다른 신체 부위보다 1∼2도 정도 낮게 유지되어야 한다.

남성과는 반대로 예비 엄마의 경우에는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몸이 차게 되면 하복부 냉증이나 수족 냉증이 생겨 월경불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종아리와 허벅지의 정맥은 여성 생식기 혈류로 이어져 자궁과 난소에까지 영향을 주므로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아기를 위한 산전검사

임신을 앞둔 예비 엄마라면 산부인과를 찾아 산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35세 이상의 고령 임산부라면 반드시 산전 검사를 받아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태아가 10개월 동안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도록 힘써야 한다.

산전검사는 기본적으로 풍진항체, 간염보유자의 유무를 검사하는 혈액검사, 소변 및 매독검사, 초음파를 통해 난소와 자궁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자궁경부암검사 및 골반초음파검사 등이 있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최근 가장 많이 나타나는 여성 질환인 자궁근종과 골반염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남성들도 산전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정액 검사를 통해 정자 모양이나 운동성 등을 미리 체크하고, 정액에 염증이나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항생제를 복용해 미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예비 아빠 몸관리와 예비 엄마의 엽산 보충

연세대 의대 비뇨의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 남성들의 정자 수는 절반으로 줄었다. 국내 20대 남성의 정자 운동성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자의 수와 운동성의 감소는 임신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예비 아빠들은 건강한 정자를 만들 수 있도록 평상시에 지속적으로 몸 관리를 해야 한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남성들이 아내와 함께 엽산, 아연 등이 포함된 전용 비타민제를 복용할 것을 권하는 의사들도 있다. 정자가 만들어져 성숙하기까지 보통 90일 정도가 걸린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남성은 최소 3개월 전부터 좋은 정자를 만들기 위해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는 것.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에 따르면 남성 정자 수와 질의 감소는 환경호르몬 탓도 있지만 엽산 섭취량이 적은 것도 한 요인이다. 연구결과 엽산을 가장 많이 섭취한 상위 25%의 남성들이 가장 적게 섭취한 남성들에 비해 비정상 정자가 20∼30%가량 적었다. 지금까지 엽산은 임신을 앞둔 여성의 전용품으로 여겨졌다. 여성이 임신 전부터 엽산을 복용할 경우 태아의 신경관 결손 및 기타 비유전성 선천성 기형을 50∼7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엽산이 체내에 흡수돼 임신에 적합한 수치만큼 오르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임신 계획 3개월 전부터 복용하는 것이 알맞다.

엽산만 복용하는 것보다는 비타민B 복합제와 함께 복용하는 것이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과 수유기간에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배합되어 있는 임산부 전용 비타민제를 복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임산부 전용 비타민인 바이엘 헬스케어의 ‘엘레비트’는 하루 한 알 섭취로 엽산과 철분은 물론 비타민, 미네랄 등 임신부에게 필요한 모든 필수 영양소를 고르게 보충할 수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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