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푸는 한방 보따리]코가 고장나면 체질을 봅니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20 03:00수정 2010-09-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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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바람이 불면서 일교차가 심해지는 요즘 콧물, 코막힘, 재채기로 고생하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많다. 코는 이물질을 걸러내고 폐에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최전방 필터 장치다.

비염의 원인은 한랭한 기후, 매연, 꽃가루, 화장품, 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 과로, 스트레스 등이다. 한의학에서는 개개의 원인 인자를 찾아 치료하기보다는 개인의 체질적 특성을 보고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방법을 쓴다. 또 비염이 있다고 해서 코만 보지 않고 몸 전체를 보며 진단한다.

비염을 방 안에 생긴 곰팡이에 비유해 보자. 우선 곰팡이를 제거하기 위해 매번 닦아내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방 안의 눅눅한 습기를 없애거나 창문을 열어 곰팡이가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두 번째가 한의학적인 방법이다.

한의학에서는 폐를 집의 지붕으로, 코는 굴뚝으로, 대장은 보일러 배관에 비유해서 본다. 굴뚝인 코에 이상이 생기면 폐 기능을 증강시키는 방법을 쓴다. 또 보일러 배관이 고장 나서 설사나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 비염이 있으면 대장 기능을 개선시키는 방법을 쓴다. 실제 한의원에서 학생들의 코를 치료해 주면 키가 크고 학습능률도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굴뚝과 배관을 고쳐 집이 쾌적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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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휜 사람이 비염에 걸렸을 때는 대체로 콩팥이 약해져 허리도 같이 아픈 경우가 있다. 이때는 콩팥의 기능을 북돋우는 약을 쓴다. 피부가 좋지 않아도 코가 막힐 수 있는데 이때는 피부 호흡을 원활하게 해주는 약을 쓴다. 위장 장애가 반복되는 아이도 코가 잘 막히는데 이때는 위장장애를 개선하는 약을 쓰면 좋아진다. 환절기에 비염이 심해지는 경우 비위(脾胃)의 원기가 부족해서 그런 것으로 보고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을 처방한다. 여자들의 경우 배가 차서 비염이 올 때가 있는데 이때는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오적산(五積散)을 처방하면 생리가 좋아지면서 비염도 치료된다.

비염이 있는 사람은 입으로 숨을 쉬면서 찬 기운에 폐를 상하게 하면 안 된다. 아이스크림, 찬물, 찬 음료, 날것, 냉장 음식은 폐와 대장을 약하게 하므로 피해야 한다. 또 무분별한 코 성형은 피해야 한다. 벽을 허물고 기둥을 세우면 자연스러운 공기의 흐름이 막히는 법이다.

비염에 걸린 사람 중 발이 찬 사람은 15분 정도 족욕을 하면 좋다. 한의사의 조언을 듣고 목련꽃 봉오리, 느릅나무 뿌리껍질, 파뿌리를 달여 먹어도 증세가 완화된다.

오수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인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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