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푸는 한방 보따리]성장-공부 막는 어린이 갑상샘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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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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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찾는 요즘 학생들을 보면 과도한 경쟁 때문에 어른들 못지않게 큰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패스트푸드의 범람으로 영양 섭취가 불균형하다. 심리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쌓인 학생이 적시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더 큰 병을 부를 수 있다.

석 달 전 초등학교 6학년인 C 양이 한의원을 찾았다. 몸무게 28kg으로 키와 몸무게가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으로 호르몬제(신지로이드)를 복용하고 있다고 했다. 두 달째 호르몬제를 복용한 바람에 호르몬 수치는 정상인데 계속 잠만 자고, 무기력하고, 자주 토한다고 했다.

진찰을 하니 맥이 약하고 비위(脾胃)가 허약한 증상이 나타났다. 기력을 돕고 비위를 보하는 처방에 녹용을 넣어 보름치를 줬다. 호르몬제는 반으로 줄이다가 끊게 했다. 그 후 한 달간 치료를 계속한 뒤 호르몬 복용을 처방한 A병원에서 검사를 한 결과 호르몬 수치가 정상으로 나왔다고 했다.

이 학생은 조기 치료로 빠르게 호전한 경우로 지금은 키도 많이 컸고 학업 성적도 좋아졌다.

갑상샘 질환은 최근 아동과 수험생 사이에서 빈발하고 있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은 갑상샘 호르몬의 분비 부족으로 전신의 대사 과정이 느려져 체중 증가, 수족 냉증, 소화불량,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를 부른다. 이 질환을 앓는 수험생들은 쉽게 피로감을 느껴 수험생 증후군을 앓는 수험생들과 혼동되기도 했다.

아동들에게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생기면 성장 장애와 함께 학습능력 저하가 온다. 갑상샘의 원인으로는 스트레스나 화병과 같은 칠정상(정서적 요인)이 많고, 식적(食積·오래된 음식 적체), 노권상(육체의 과로), 담음, 어혈 등이 있다.

이 질환의 치료 과정에서는 기혈을 보하거나 간의 기체를 풀어주거나 비위를 조리(調理)하는 방법 등이 사용된다.

평소 예민한 성격에 학년이 올라가면서 급우 관계 및 공부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거나 기혈이 약해진 아동이 조기 치료를 받으면 치료 기간이 보통 3∼6개월 정도 걸린다.

갑상샘 기능 항진증은 갑상샘 호르몬 분비 과다로 가슴 두근거림, 체중 감소, 안구 돌출, 두통, 안면홍조, 피로 등의 증상을 보인다. 짜증을 잘 내고 긴장을 잘한다. 한의원에서 치료할 때는 간의 화기와 울체를 풀어주거나 신장을 보강하는 방법 등을 사용한다.

평소 아이의 스트레스, 영양 불균형을 잘 살펴보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늦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는 게 아이의 신체 발달과 학습 능력 계발에 꼭 필요하다.

송호철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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