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가영 씨(28)의 아침 출근길. 시내 한복판을 걸어 회사에 도착하면 김 씨의 등은 땀으로 젖는다. 사무실에 들어서면 실내온도는 22도로 뚝 떨어진다. 사무실에서는 긴팔 카디건을 입는다. 다시 점심을 먹으러 나오면 체감온도는 35도가 넘는다. 김 씨의 얼굴은 금방 빨갛게 달아오른다. 김 씨처럼 얼굴이 쉽게, 오래 빨개지는 안면홍조증은 피부 속 혈관이 늘어난 상태로 있어 생긴다. 보통 안면홍조증은 찬 바람이 부는 겨울에 심해진다. 하지만 최근 폭염으로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면서 안면홍조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겨울철 실외온도는 평균 ―5도, 실내온도는 평균 20도로 실내외 기온차는 25도가량이다. 여름도 이에 못지않다. 특히 요즘처럼 더위가 심하면 냉방기를 세게 틀기 때문에 실내외 온도 차도 15∼20도에 이른다.
혈관은 온도가 내려가면 수축하고 온도가 올라가면 확장된다. 안면홍조증은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나타난다. 얼굴색이 변하는 것은 물론이고 화끈거리기도 한다. 심하면 모세혈관확장증이 나타난다. 안면홍조증은 △자외선 노출 △여드름 등 피부질환 △술 △갱년기 △스테로이드 성분 연고제의 과다 사용 등으로 악화된다.
안면홍조증을 예방하려면 미지근한 물로 세수를 하고 자외선차단제를 반드시 바른다. 냉방과 난방은 적정 온도를 유지한다. 잦은 사우나나 심한 피부 마사지도 피한다. 술을 마시고 얼굴이 빨개진다면 알코올 분해 효소가 부족한 것. 이 경우 과도한 음주도 금물이다.
안면홍조증은 국소연고제를 바르거나 항생제 복용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심해지면 레이저로 확장된 혈관을 제거한다. 치료기간은 피부상태에 따라서 한 달에 한 번씩 3∼5회 받는다. 정원순 연세스타피부과 원장은 “최근엔 안면홍조 부위를 정확히 찾아내는 기계로 치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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