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불청객 -조루증,발기부전- 동시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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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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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2대 성(性)질환인 조루증과 발기부전. 분명 다른 병인데도 헷갈린다. 최근 대한남성과학회가 국내의 성인남녀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 두 병을 구분하지 못했다. 남성은 나이가 많을수록, 여성은 결혼한 30대와 40대일수록 두 병의 차이를 알지 못했다. 성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데다 성 정보를 음성적인 방법으로 얻는 관행에 따른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발기부전과 조루증은 각각 어떻게 다른지, 또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박광성 대한남성과학회 회장(전남대병원 비뇨기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조루증
뇌 사정중추 세로토닌 고갈돼 발생
걷기-명상-요가로 스트레스 해소를

발기부전
성인병으로 나빠진 혈액순환이 원인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먼저 살펴야

○ 발기부전과 조루증 동시에 잘 걸려

조루증과 발기부전은 가장 흔한 남성의 성기능 장애다. 발기부전 치료제에 이어 최근 먹는 조루증 치료제가 나와 질병 치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사진 제공 대한남성과학회
조루증과 발기부전은 가장 흔한 남성의 성기능 장애다. 발기부전 치료제에 이어 최근 먹는 조루증 치료제가 나와 질병 치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사진 제공 대한남성과학회
조루증은 가장 흔한 남자의 성기능 장애다. △성관계를 가질 때 사정을 조절하지 못하거나 △질 내 삽입 후 만족감을 느낄 겨를도 없이 사정을 하거나 △약간의 성적 자극만으로 순식간에 극치감에 이를 때 조루증으로 진단한다. 조루증은 뇌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뇌 안에 있는 사정중추의 세로토닌 분비량이 조절되지 않아 발생하는 것. 간혹 지나치게 자극에 민감할 때도 이 병이 생긴다.

발기부전은 △성행위를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발기가 되지 않거나 △발기가 돼도 오래 유지되지 않으며 △이런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진단받는 병이다. 드물게 심리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혈관에 문제가 생겨 나타난다. 나이가 들거나 고지혈증, 당뇨병 등 성인병의 합병증으로 음경으로 가는 혈액 순환이 나빠져 발기가 제대로 안 되는 것.

원인과 증상이 모두 다른 병인데도 헷갈리는 것은 두 병이 같이 나타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대한남성과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발기부전 환자의 50%가 조루증을 앓고 있었다. 발기 상태를 오래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빨리 성관계를 끝내려고 서두르던 습관이 굳어져 조루증이 생긴 것이다. 조루증 환자의 57%도 발기부전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조루 증상을 피하려고 성적 자극을 줄이다 보니 발기 상태가 유지되지 않는 것.

○ 두 질환 치료법은 많이 달라

조루증은 사정중추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이 너무 일찍 고갈돼 발생한다. 따라서 이 세로토닌의 분비량을 늘리면 고갈 시점을 늦출 수 있고, 그 결과 사정에 이르는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의 치료제 가운데 대표적인 게 최근 나온 ‘프릴리지’다.

예전에는 성기의 감각을 둔하게 만드는 국소마취제를 사용해 성관계 시간을 연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경우 성기가 마비되는 느낌이 들어 성적 쾌감을 덜 느끼게 된다. 이 때문에 성적 파트너와의 정서적 친밀감이 떨어진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프릴리지는 먹는 알약 형태로 개발됐기 때문에 이런 부작용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18∼64세의 남성들이 사용할 수 있으며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성관계를 가지기 세 시간 전에 복용해야 사정중추에 작용한다.

발기부전은 환자의 상태나 원인질환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만약 동맥경화, 당뇨, 고혈압과 같은 질병이 원인이 됐거나 비정상적으로 높은 콜레스테롤 때문에 발기부전이 생겼다면 원인질환부터 고쳐야 한다.

일반적으로 발기부전의 치료는 크게 비수술요법과 수술요법으로 나눌 수 있다.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 자이데나와 같은 약을 먹는 방법은 대표적인 비수술요법이다. 이 밖에도 음경해면체 안에 주사를 놓기도 한다. 수술요법으로는 음경보형물삽입술과 혈관수술 등이 있다.

○ “생활이 건강하면 두 병 모두 안심”


조루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키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걷기, 명상, 요가 등이 좋으며 스트레스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발기부전을 유발하는 원인질환 중 가장 흔한 게 당뇨병이다. 당뇨병에 걸리면 발기와 관련돼 있는 순환계와 신경계가 원활하게 작동되지 않는다. 따라서 당뇨병은 연령대에 상관없이 발기부전의 가장 큰 위험인자다. 식이요법을 통해 혈당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병을 숨기지 않는 ‘자세’다.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박 교수는 “한국 남성들은 부정확한 지식을 가진 경우가 많다”며 “부끄럽다고 치료를 받지 않거나 인터넷에 떠도는 글에 의존해 자가 치료를 하면 병이 더 커지거나 각종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조루 자가진단법 자료: 대한남성과학회

●1●사정을 지연시키기가 어려운 정도는?

①전혀 어렵지 않다(0점) ②약간 어렵다(1점) ③보통 수준이다(2점) ④매우 어렵다(3점) ⑤아주 매우 어렵다(4점)

●2● 원하기 전에 사정을 하는 정도는?

①거의 없다(0점) ②절반 이하(1점) ③절반 수준(2점) ④절반 이상(3점) ⑤거의 항상(4점)

●3● 아주 미미한 자극에도 사정하는 정도는?

①거의 없다(0점) ②절반 이하(1점) ③절반 수준(2점) ④절반 이상(3점) ⑤거의 항상(4점)

●4● 원하는 것보다 빨리 사정해서 스트레스를 느끼나?

①전혀 그렇지 않다(0점) ②약간 그렇다(1점) ③보통 수준이다(2점) ④매우 그렇다(3점) ⑤아주 매우 그렇다(4점)

●5● 사정시간 때문에 배우자가 불만족스러울까 신경이 쓰이나?

①전혀 그렇지 않다(0점) ②약간 그렇다(1점) ③보통 수준이다(2점) ④매우 그렇다(3점) ⑤아주 매우 그렇다(4점)

※ 합계 점수가 8점 이하이면 정상, 9~10점은 잠재적 조루, 11점 이상 조루환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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