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려면 빨간색 입어라

  • 입력 2009년 8월 28일 10시 59분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박지성. 동아일보 자료 사진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박지성. 동아일보 자료 사진
빨강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다른 색 옷을 입은 선수들보다 경기에서 이길 확률이 10% 가량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뮌스터대학의 스포츠심리학자 노베르트 하게만는 42명의 태권도 심판에게 경기 영상을 보여준 후 점수를 매겨달라고 했다. 선수 중 한명은 머리와 몸통을 보호하기 위해 빨간색 보호대를, 다른 한명은 파란색 보호대를 착용했다.

심판들이 점수를 매긴 후 디지털 합성으로 빨간색 보호대를 파란색으로, 파란색 보호대를 빨간색으로 바꾸고 심판들에게 다시 한 번 점수를 매겨달라고 했다.

그 결과 심판들은 빨간색 보호대 한 선수에게 13% 더 높은 점수를 줬다.

하게만 박사는 "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뚜렷할 때는 색상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기량이 비슷한 경우에는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더 공격적으로 보여 심판의 판단에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또한 선수 스스로도 빨간색 유니폼을 입을 때 더욱 흥분되고 자신감이 생긴다고.

이 논리는 개인경기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영국 플리머스대학 연구팀은 빨간색 유니폼을 입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날, 리버풀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프리미어리그 결승전에서 우승을 절반 이상 차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축구 종가'의 명성과는 달리 월드컵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영국 축구대표팀은 흰색 유니폼을 빨간색으로 바꾼 뒤 1966년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 연구는 26일 미국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 온라인판에 실렸다.

김아연 기자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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