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다이어트 효과 있을까?

  • 입력 2009년 8월 1일 10시 44분


동아일보 자료사진
동아일보 자료사진
"모유는 아이들의 정신발달에 도움이 된다. 또한 분유를 먹은 아이보다 비만, 당뇨, 천식, 알레르기, 고혈압 발병 확률이 낮다. 모유 수유는 엄마에게도 좋다. 출산 후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며 유방암 발병 확률도 줄어든다"

유니세프가 발행한 모유수유 설명서에는 모유를 완벽한 음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모유에 대해서 연구해온 캐나다 맥길대학교의 교수이자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의 자문위원인 마이클 크래머 교수는 세간에 알려진 모유수유의 장점이 과장되어 있거나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크래머 교수는 "모유가 비만을 방지해준다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며 "알레르기와 천식 발병확률을 낮춰준다는 주장도 근거가 부족하다. 당뇨병과 심장질환, 고혈압도 마찬가지"고 말했다.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이 건강한 것은 모유 자체의 효과가 아니라 모유수유를 하는 부모의 생활습관 덕분이라는 것. 모유수유를 하는 부모는 분유를 먹이는 부모보다 전반적으로 건강지침을 잘 따르는 편이라 아이들이 이런 습관과 생활환경 하에서 건강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모유가 중이염 등 귀의 감염 질환과 위장 질환을 예방해준다는 등 과학적으로도 충분히 증명된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모유와 관련된 속설은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그간 발표된 연구들로 속설을 짚어본다.

○모유 수유로 처녀적 몸매 되찾을 수 있다?

최근 배우 이승연이 출산 2주 만에 체중 10kg을 감량한 모습을 드러내며 비결을 모유수유로 꼽았다. 반면 전문가들은 모유 수유가 체중감량에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절대적인 다이어트 방법은 아니라고 말한다.

1983년 매닝-돌튼 C와 알렌 L. H는 모유 수유만으로는 출산 후 몸매 회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의 조사 결과 모유를 수유한 여성 중 22%는 오히려 체중이 증가했다. 아기에게 모유를 많이 주기 위해 식사량을 늘렸기 때문.

1988년 유럽비만학회(European Congress on Obesity)에서도 모유 수유가 체중 감량에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말한다. 노산의 경우 출산 후 체중감량이 더욱 어려운 것과 같이 다른 요인이 작용한다고 말한다.

모유 수유를 출산 후 체중감량의 비법으로 꼽았던 김희선은 "사실 다이어트에서 중요한 것은 안 먹는 것이다. 덜 먹고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최고"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회적 지위에 따라 모유 수유도 달라진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연구에 따르면 엄마가 전문직 종사자이거나 회사 내에서 지위가 높을수록 모유 수유 기간이 길어졌다. 2007년에는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 중 41%가 분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보다 사회적 지위가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모유를 오래 먹을수록 사회적 지위가 올라갈 확률은 더욱 높았다.

○모유 수유하면 유방암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

지난해 세계암연구기금(World Cancer Research Fund)은 여성 7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모유 수유를 1년 이상 한 경우 유방암 발병확률이 4.8% 낮았다고 발표했다.

○모유로 자란 아이의 지능지수(IQ)가 더 높다?

캐나다 맥길대학의 마이클 크래머 교수는 신생아 1만4000명을 조사한 결과 모유로 자란 아이와 분유로 자란 아이가 6살이 되었을 때 지능지수를 측정해 본 결과 모유로 자란 아이들의 지능지수가 5%포인트 정도 높았다는 연구결과를 지난해 발표했다. 연구진은 모유에 함유된 트랜스 지방이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해석했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모유를 먹는 동안 이뤄진 엄마와 아이의 교감이 아이의 지능발달에 도움이 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모유 수유하면 가슴이 처진다?

미국 성형외과의 브라이언 링커는 1998~2006년 가슴이 처져 고민이라는 여성 132명을 조사했다. 이들 대부분은 출산 경험이 있었으며 60%는 모유를 수유한 적이 있었다. 링커 교수는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모유 수유 여부에 관계없이 어느 정도의 가슴 처짐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유를 수유한 경험이 있는 여성과 없는 여성을 비교해 본 결과 특별한 차이점이 없었다.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