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조화가 최고의 美… 예전 정윤희, 요즘엔 고소영

  • 입력 2009년 5월 20일 10시 39분


왼쪽부터 황신혜 정윤희 고소영.
왼쪽부터 황신혜 정윤희 고소영.
왼쪽부터 이영애 김태희 심은하.
왼쪽부터 이영애 김태희 심은하.
박양수 드림성형외과 원장이 들려주는 얼굴 이야기
이 기사는 신동아 6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여자가 얼굴이 반반하면 얼굴값 한다"고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얼굴이 예쁜 여자는 왠지 모르게 성격이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의미를 은근슬쩍 담고 있다. 요즘은 정반대다. 여자는 무조건 예뻐야 경쟁력이 있고,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예뻐지기 위해 사활을 거는 여성이 많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가 아니라 '변하지 못하는 여자는 유죄'가 되는 시대다.

기자가 만난 박양수 원장(46)은 국내에서 성형수술 잘하기로 정평이 난 의사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어느 곳이든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치면 '특히 코를 표 나지 않게 고치기로 유명하다'라는 평가를 접할 수 있다.

지난 17년간 그의 손을 거쳐 얼굴을 고친 여성은 무려 1만여 명. 몇 년 전, 방송국 출입기자들이 '성형수술 후 더욱 예뻐진 연예인'을 뽑았는데, 1위에 오른 핑클의 옥주현을 비롯해 2, 3위의 연예인이 모두 박 원장한테 시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에는 연예인들이 성형수술 의혹만으로도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과거에 비해 성형에 관대해진 사회적 분위기 덕분에 스타들은 성형 사실을 당당하게 고백한다. 달라진 외모가 자신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옥주현 씨뿐 아니라 김정은 김남주 씨 모두 성형수술 받았음을 당당히 고백하고 이미지를 한층 더 올린 경우인데, 네티즌들이 과거 사진을 전(前)과 후(後)로 놓고 정말 말이 많아요. 한편에서는 성형수술만 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되기도 합니다. 또 성형수술을 자꾸 부추기는 경향이 있어요.

"(수술한 연예인이)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옛날 얼굴(사진)을 보면 지금 얼굴이 그대로 있어요. (성형수술로) 크게 달라질 수는 없거든요. 제가 수술한 연예인은 아니지만, 요즘 '내조의 여왕'이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김남주 씨의 경우 중학생 시절 사진을 놓고선 말이 많았어요. 제가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과거 사진을 보니 나중에 예쁘게 될 얼굴이더군요. 성형수술로 미인이 되려면 미인의 바탕을 갖추고 있어야 해요. 예를 들어 얼굴이 좀 작고 선이 고와야 합니다. '성형(成形)'은 '모양을 이루다'는 뜻이에요. (모양을) 만드는 게 아니라 변화시키는 겁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눈 코 입에서 아주 조금만 바꿀 수 있지, 아예 새로운 모양의 눈 코 입은 절대로 만들 수 없어요."

박 원장은 원판 불변의 법칙을 강조했다.

"네티즌들이 스타의 과거 사진과 현재 사진을 비교해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말하지만, 그건 착각이고 오해입니다. 점수로 표시하면 50점짜리 외모를 가진 사람이 수술 후 100점짜리가 되긴 힘들어요. (하지만) 90점짜리 외모는 수술하면 100점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큰 거죠."

-성형수술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얼굴이 따로 있다는 얘기인가요.

"조건을 갖춰야 해요. 피부가 얇고 맑고 투명해야 하죠. 조금이라도 통통하면 피부가 두껍고 피하지방이 많아요. (네티즌들은) 오해를 풀어야 해요. 누구나 과거 사진을 보면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학교 다닐 때 꾸미지 않았고 살이 쪘었다면 더 그렇죠. (누구든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하면서 화장기술도 터득하고 카메라 앞에서 시선을 어떻게 둬야 예쁘게 찍히는지 알게 되면 과거보다 더 세련되게 바뀔 수 있는 겁니다."

-누가 봐도 미인인 연예인이 자꾸 성형을 하고 싶어하는 건 중독 증세가 아닐까요.

"그렇진 않아요. 연예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단점은 아주 미세해요. '양쪽 눈 쌍꺼풀이 조금 다르다' '턱이 약간 각이 져서 깎고 싶다' '콧방울이 너무 들린 것 같다' 따위의 아주 미세한 부분이에요. 보통사람이 육안으로 봐서는 잘 모를 거예요. (연예인들은) 화면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자꾸 모니터링하니까 미세한 부분까지 알게 되는 거죠. 눈 코 입은 화장으로 고쳐지지만 얼굴이 각이 졌다면 거북해지거든요. 어떤 각도나 어떤 포즈에서든 예쁘고 선이 곱게 보이고 싶은 거예요. 예쁜데도 워낙 노출되니까 단점이 자꾸 보이는 겁니다."

-성형전문의 관점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예인으로 누굴 꼽을 수 있나요. 황신혜씨가 대표적인 조각미인이잖아요.

"전 자연스러운 조화가 미(美)를 결정하는 키워드라고 생각해요. 옛날 배우들 중에 자연 그대로의 미인이 많았어요. 정윤희씨가 대표적입니다. 이후 세대 중에선 고소영 씨를 꼽을 수 있어요. 최근 영화 '박쥐'에서 여주인공으로 나온 김옥빈씨가 참 자연스럽더군요.

황신혜 이영애 김태희 씨 얼굴은 완벽한 조각 같아 성형수술을 한 것처럼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고은아 정윤희 고소영 심은하 씨 경우는 달라요. 코끝이 서구적으로 뾰족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게 매력이죠. 요즘은 생얼(화장하지 않은 얼굴)시대라 자연스러움이 미인을 결정하는 코드가 되었어요. 5~6년 전만 해도 성형외과에 와서 '티가 나도 좋으니 코를 높게, 쌍꺼풀도 진하게 해달라'는 여성이 많았는데, 요즘은 '제발 티 안 나게 해주세요'라고 요구해요. '티 안 나게 김태희 씨 눈, 코처럼 해달라'는 분이 많아요."

-성형수술로 얼굴에 개성이 사라지는 것 같아요. 어떤 연예인의 눈과 코를 그대로 닮게 해준다면 수술받은 사람들 얼굴이 다 비슷해지지 않을까요.

"다 같아질 순 없어요. 같은 방법과 같은 높이로 수술해도 피부가 처진 사람은 낮게 나오고, 탄력 있는 사람은 높게 나올 수 있거든요. 누구의 눈을 모두에게 닮게 해 주고 싶어도 정형화할 수 없는 게 성형입니다. 코만 해도 결과가 달라요. 피부가 두꺼운 사람이 있고 얇은 사람이 있어서 다르게 나와요.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있으면 아무리 몸매를 잘 가꾸어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듯이 코 수술을 아무리 예쁘게 잘해도 피부가 두꺼우면 개선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로 여자는 눈을, 남자는 코를 많이 고친다면서요.

"그런 편이죠. 동양인은 눈이 얼굴에 비해 작아요. 여성은 코보다 눈을 더 고치고 싶어 하죠. 코는 정면에서 보면 '높다' '낮다'를 잘 모르거든요. 근데 눈은 딱 보면 '크다' '작다'를 느낄 수 있으니까 수술하고 싶어 해요. 반면에 남자는 코를 많이 해요. '코가 너무 작으니까 크게 만들어 달라'는 남성이 많더라고요."

(이 기사전문(100매)은 신동아 6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은영 신동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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