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할리우드 그녀들, 매끈한 몸매의 비밀은?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3시 03분



PPC 주사로 지방세포 녹이고 탄력까지… 얼굴 턱밑 등 예민한 부위도 안전해

30대 후반 주부 김은실(가명) 씨는 늘어진 턱살이 고민이다. 결혼 10년 만에 몸무게가 20kg이나 불었다. 그녀는 1년 전 다이어트를 결심해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17kg을 감량했다. 턱살은 좀처럼 빠지지 않았다. 살이 빠지자 오히려 턱살이 처지는 느낌이 들었다. 턱살이 늘어지면 두꺼비 얼굴이 되어 나이가 많아 보이고 얼굴도 커 보인다. 놀부처럼 욕심쟁이 같은 인상도 준다.

늘어진 턱살은 살을 빼더라도 원상 복구가 힘들다. 노화현상과 함께 나타나는 살과 피부의 처짐 현상은 더 심각하다. 이 때문에 사회활동이 많은 노년층은 ‘페이스 리프팅’ 수술을 통해 늘어진 얼굴 부위 살을 귀 뒤로 잡아 당겨 턱살 처짐을 줄이기도 한다.

최근 위험한 수술이 아닌 주사만으로 신체의 불필요한 지방을 빼고 늘어진 살을 탱탱하게 만드는 방법인 ‘PPC 주사요법’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이 시술은 턱뿐만 아니라 배와 허벅지, 옆구리처럼 운동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 부분을 선택적으로 고칠 수 있다. 울퉁불퉁한 살과 튼 살에도 효과적이다.

반포 고운세상피부과 임현상 원장은 “빠르고 간편한 주사요법으로 지방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PPC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 주성분은 콩 단백질

‘PPC’로 불리는 이 주사는 ‘리포디졸브’란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다. 미국 할리우드에선 가수 머라이어 캐리와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이 이 시술을 받았다. PPC는 1980년대 후반 프랑스, 브라질 등지에서 지방을 파괴하는 주사로 사용됐지만 요즘엔 미국과 유럽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PPC는 ‘포스파티딜콜린’의 약자. 간 질환이나 동맥경화 등의 치료제로 사용된 PPC는 콩이나 달걀노른자에서 추출한 단백질이 주성분이다. 체내의 세포를 감싸고 있는 세포막의 주요 구성성분이어서 간에 지방이 쌓이는 현상을 막아준다. 또 혈중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함으로써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방지한다.

PPC에 세포를 분리하고 세포막을 괴사시키는 ‘디옥시콜레이트’ 성분을 첨가하면 지방만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게 된다. 조직과 분리되면서 파괴된 지방은 체내 대사과정을 통해 노폐물이나 배설물로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분당 고운세상피부과 이선영 원장은 PPC에 대해 “지방분해를 위해 다양한 약물을 섞어서 쓰던 메조세러피 주사요법에 비해 효과가 확실하고 지방흡입술에 비해 안전성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단, 콩 단백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어 시술이 불가능하다. 미성년자는 분해된 지방을 배출하는 대사과정이 약할 수 있어 시술대상이 아니다.

○ 살도 빼고 탄력도 찾고

20대 후반 여성들의 고민은 늘어진 살. 20대 후반을 지나면서 여성의 몸은 눈에 띄게 탄력을 잃기 때문이다. 특히 임신과 출산 후 늘어진 뱃살은 다이어트 후에도 탄력성을 회복하기가 어렵다. 뱃살이 심하게 처지면 지방흡입술 후 늘어진 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 PPC 시술이 유용하다. 지방세포를 파괴하는 동시에 콜라겐을 생산함으로써 피부에 탄력까지 찾아주기 때문이다.

신체의 자연치유능력은 콜라겐을 생산해낸다. 지방세포가 분리된 부분에는 상처가 생기는데,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세포가 활성화되면서 많은 양의 콜라겐이 생산되는 것.

PPC 시술은 한 번에 체내에 주입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다. 복부와 허벅지는 4∼8주 사이에 3, 4회 시술받는다. 얼굴 등 지방의 양이 적은 부위는 1회 시술로도 만족스러운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임 원장의 설명이다.

시술 후에는 약간의 통증과 부기가 나타날 수 있지만 사흘가량 지나면 대부분 사라진다. 피를 뽑거나 절개하지 않으므로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고도비만인 사람의 경우 시술로만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운동과 식이요법 등을 병행하라는 게 임 원장의 조언이다.

○ 가이드라인 필요

PPC 주사요법은 매우 간단하고 편리한 지방 제거 방법이지만 가이드라인을 정확히 지키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되거나 다른 조직에까지 괴사가 일어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PPC 주사를 사용하는 의사들은 전 세계 네트워크를 만들어 바늘의 깊이와 사용량, 주사 부위에 따른 시술 횟수 등 안전한 시술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임 원장은 지난달 ‘아시아피부과학회’와 ‘대한피부과학회’ 등 각종 학술대회에서 국내외 피부과 의사들을 상대로 PPC 시술법과 가이드라인 등을 발표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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