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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1월 7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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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라는 거대한 괴물
우리는 때로 진실에 눈을 감고 싶어진다. 모른 척 외면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진실을 외면한 대가는 크다. 결국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지구온난화라는 진실은 인류에게 창을 겨누기 시작했다.
‘불편한 진실’은 더는 모른다고 외면해서는 안 되는 진실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2007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앨 고어. 전 미국부통령이자 정치가로 유명하지만 진정한 명예를 안겨 준 것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와 책이었다. 책과 동명의 다큐멘터리로 그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상도 받았다.
책의 부제는 ‘지구온난화라는 지구 위기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책은 고개 돌린다고 감춰지지 않는 지구촌 공동의 위기인 지구온난화의 현황과 원인, 대처 방안을 다룬다. 글 이전에 책에 실린 방대한 사진자료는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 준다. 몇십 년 전보다 10분의 1로 줄어든 빙하, 날로 거세지는 허리케인과 태풍의 위성사진, 점점 거대화되어 가는 사막은 읽는 이를 암울하고 불편하게 만든다.
저자는 지구온난화라는 거대한 괴물의 정체를 쉽지만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단순히 위험한 게 아니라 절체절명의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 준다. 이상기후가 생기고, 숲이 사라지고, 사막이 늘어 가는 게 무슨 문제냐고? 인간이 더는 지구에서 살아갈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문제는 ‘범지구적’이란 수식어 탓에 한국인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보자. 올해 그 지긋했던 폭염과 국지성 호우를, 가을이면 기세를 더하는 태풍을, 바로 얼마 전에 우리를 떨게 했던 제주도 폭우와 가을장마를. 이 모든 것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의 결과다.
수치만 봐도 한국은 심각하다. 지난해 지구촌의 평균온도는 15도에서 0.7도가량 올랐다. 이 때문에 세계는 지구온난화의 공포에 사로잡혀 들썩거렸다. 그렇다면 한국은?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1.5도가 올랐다.
그렇다고 누굴 탓할 상황도 아니다. 한국은 인구로는 세계 25위이지만 에너지 소비는 9위다. 세계에서 석유를 4번째로 많이 수입해 7번째로 많이 사용한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세계 9위다. 저자가 제시하는 주장과 대안을 남의 나라 얘기로 들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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