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푸는 여성 건강]성인 아토피 ‘박하 목욕’ 좋아요

  • 입력 2007년 10월 17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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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에 한 여자 중학생 환자가 찾아왔다. 공부도 잘하고 차분한 모범생이었지만 성격이 많이 날카로워진 상태였다.

그 여학생의 증세는 아토피 피부염이었다. 그것도 하필 얼굴에 아토피가 심해서 감수성이 예민한 중학생이 의기소침한 성격으로 변해 있었다. 그는 “얼굴의 부스럼 딱지 때문에 창피해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싫다”고 울먹거렸다.

최근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30% 가까이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국민 질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아토피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아토피는 피부가 극도로 건조해지면서 가렵고 진물과 각질이 생기는 증상이다. 목과 얼굴을 비롯해 팔꿈치 안쪽, 무릎 뒤쪽 등 살이 접히고 주름진 부위에서 많이 나타난다. 가려워서 긁다 보면 세균이 침투해 2차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무엇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이 생기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태어날 때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열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태열은 타고나는 것이어서 어쩔 수 없지만 피를 맑게 해 주는 식이요법을 적절히 실천하면 아토피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고기, 피자, 빵 등 달고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피가 엉기고 끈끈해지며 탁해진다. 피가 탁해지면 제일 먼저 망가지는 것이 간장과 신장이다. 간장과 신장이 제 기능을 못 하면 해독과 배설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 한다. 몸속에 독소가 남아 돌아다니면서 하는 일이 바로 피를 탁하게 하고 피부를 망가뜨리는 일이다.

달고 기름진 음식뿐만 아니라 인스턴트 식품에도 방부제와 식품첨가제 등이 들어있어 피를 탁하게 만들고 혈액 순환을 더디게 한다. 이런 것들이 혈열(血熱)과 혈독(血毒)을 일으켜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이 된다.

아토피 환자들은 식생활을 철저히 ‘자연식’으로 해야 한다. 가공을 많이 한 음식에는 화학첨가제가 들어 있기 마련이다. 곡류, 야채, 과일로 짠 식단은 피를 맑게 하고 피부까지 스며든 열을 내리게 한다.

식이요법만큼 중요한 것이 목욕법이다. 샤워할 때는 자극성이 적은 비누라도 일주일에 한두 번만 사용하고 평소에는 미지근한 맹물로 씻는 것이 좋다.

가려움이 심할 때는 항균, 소염, 진정 작용이 있는 박하를 물에 타서 목욕하면 좋다. 대형 마트에서 파는 박하 분말이나 인터넷 약재 사이트에서 박하 건초를 구입하면 된다.

박하 50∼100g을 찬물에 씻은 후 면주머니에 담는다. 뜨거운 물을 받아 놓은 욕조에 면주머니를 담가 20분 정도 우려낸다. 박하 분말을 사용할 경우 2스푼 정도 욕조에 타면 된다. 약초 물이 우러날 동안 먼저 샤워를 한다. 욕조 물이 적당한 온도(36∼38도)로 식으면 20분 정도 반신욕을 한다. 욕조에서 나온 후 가볍게 비누칠을 한 후 샤워로 헹궈 낸다.

이은미 대한한방피부미용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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