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 한 방’…투표함 닫힐 때까지 대선주자들 몸조심

  • 입력 2007년 7월 2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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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의 위력.’

각 대선주자 캠프는 올해 대선에서 막판 판세를 흔들 변수 중 하나로 손수제작물(UCC)을 꼽는다. 비록 인터넷의 영향력은 2002년만 못해도 ‘자극성’에서 동영상 매체는 글이나 사진을 압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몰래카메라’처럼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다 단 한 번의 실수를 포착해 몇 만 명의 유권자에게 알리는 악성 선거운동도 가능하다. 동영상의 특성상 걸리면 발뺌하기도 어렵다.

이미 미국에서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두 명의 상원의원이 UCC에 당해 낙선의 쓴맛을 봤다. 공화당의 콘래드 번스 당시 몬태나 주 상원의원은 법안 공청회에서 깜빡 졸던 장면이 찍힌 UCC가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랐고, 조지 앨런 당시 버지니아 주 상원의원은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현장이 역시 유튜브에 UCC로 올랐다.

현재 한국에서 대선주자와 관련돼 유포되는 대부분의 UCC는 각 주자의 팬클럽이나 캠프 등에서 만든 것들이다. 따라서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보다는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의 홍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얼굴에 로션을 바르는 모습을 재미있게 편집한 ‘명빡이’ 동영상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피아노 연주 동영상이 대표적이다.

아직까지 대선 판세를 바꿀 정도로 영향력이 큰 UCC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높은 인터넷 이용률과 유권자들의 대선에 대한 관심을 생각해 보면 미국에서와 같은 ‘한 방’이 나올 수도 있다고 캠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런 동영상이 대선을 앞두고 해외 사이트를 통해 유포되면 단순 삭제조차 어렵다. 유튜브 등 해외 유명 동영상 사이트는 이미 접속자 수나 영향력이 국내 동영상 사이트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가 된 동영상을 올린 누리꾼의 인적 사항을 해외 사이트 운영진으로부터 받아 수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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