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휴대전화 경계 허물다

  • 입력 2007년 7월 24일 03시 02분


《개인용 컴퓨터(PC)가 휴대전화에게 말했다.

“난 네가 부러워. 항상 주인님의 손을 떠나지 않고 함께 다니면서 사랑받잖아.”

그러자 휴대전화가 대꾸했다.

“난 오히려 네가 부러운 걸. 주인님은 나를 친구와 통화할 때만 찾지만 너와는 게임도 하고 인터넷, 블로그도 하고 정말 많은 일을 하더라.”》

PC를 부러워한 휴대전화는 점점 PC처럼 똑똑해져 새로운 기술을 많이 익혔다. 휴대전화를 닮고 싶은 PC는 휴대전화만큼이나 날렵해져 행동반경을 넓히기 시작했다.

○ PC를 닮은 휴대전화

휴대전화는 PC처럼 윈도와 같은 별도의 운영프로그램(OS)을 몸 안에 넣었다. 인터넷 접속, 오피스 작업, 일정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PC의 ‘피’를 받은 셈이다.

이렇게 OS를 장착한 휴대전화를 ‘스마트폰’이라고 부른다.

애플의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대각선 길이 8.9cm 넓이의 화면을 통해 강력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보여 줬고, PC 인터넷 화면을 그대로 띄우는 풀 브라우징(Full Browsing)을 지원해 PC 부럽지 않은 인기를 얻었다.

LG전자가 유럽 시장에 내놓은 스마트폰 ‘LG-KS10’도 풀 브라우징 기능을 갖춰 일반 PC처럼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 주 국내 시장에 내놓는 스마트폰 ‘블랙잭(SCH-M620)’은 PC의 쿼티(QWERTY) 배열 자판을 그대로 휴대전화에 넣었다. 문자메시지 다루듯 편하게 e메일을 보내고 받거나 ㅱ글, MS오피스, 이미지 파일 같은 다양한 형식의 첨부파일 작업을 하는 데 편리하다.

통신사업자는 이에 맞춰 PC에서만 쓸 수 있었던 기능을 앞 다퉈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달부터 휴대전화로 e메일을 주고받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문자뿐 아니라 동영상이나 음성을 함께 전달하는 ‘모바일메신저 2.0’도 시작했다. KTF도 최대 10명까지 동시 대화를 할 수 있는 ‘윈도 라이브폰 메신저’를 소개했다.

이 같은 서비스는 PC에서 익숙하게 쓰던 e메일이나 메신저를 그대로 휴대전화에 옮겨오기 때문에 사용하기 편하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PC에서와 달리 월 1000∼5000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 휴대전화를 닮은 PC

휴대전화를 닮고 싶은 PC는 몸 크기를 줄이고 통화 기능이나 디지털카메라를 추가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세대 울트라모바일PC인 ‘Q1울트라’는 17.7cm 크기 화면에 무게는 690g으로 휴대성이 가장 강력한 장점이다.

3세대(G) 이동통신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이나 휴대인터넷으로 인터넷에 연결한 뒤 인터넷 전화로 통화할 수 있어 휴대전화와의 경계를 허물었다.

소니의 ‘바이오 UX20’도 무게 520g에 11.4cm의 화면을 갖춰 휴대가 간편하다. 앞뒷면에 30만 화소, 130만 화소 디지털카메라가 각각 내장돼 있다.

LG전자의 ‘엑스노트 R500’, 소니 ‘바이오 TZ’, 도시바 ‘A200’ 등도 웹 카메라를 기본 품목으로 달아 화상채팅이나 손수제작물(UCC) 촬영에 사용하도록 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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