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밖 물 존재 가능성 행성발견

  • 입력 2007년 4월 25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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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밖에 물이 존재할 개연성이 있고 기후도 지구와 비슷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이 처음으로 발견됐다고 유럽남방천문대(ESO) 연구진이 25일 밝혔다.

지금까지 태양계 밖에서 발견된 227개의 행성은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

ESO 연구진이 '천문학·천체물리학 저널'에 제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행성은 지구에서 20.5 광년(1광년은 초당 30km 속도인 빛이 1년 가는 거리) 떨어진 곳에 있으며 크기는 지구의 5배, 중력은 지구의 1.6배 정도. 천칭자리에 있는 흐릿한 적색 왜성(dwarf star)인 '글리제 581' 주위를 13일에 한바퀴씩 돌고 있다.

'글리제 581c'로 명명된 이 행성의 평균 기온은 0~40℃이며 액체 상태의 물도 존재할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연구진은 또 컴퓨터 모델을 통해 측정한 결과 행성은 바위와 바다 등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새 행성과 '글리제 581'의 거리는 지구-태양 거리의 1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글리제 581'이 내는 빛이 태양의 100분의 1 정도로 약해 지구와 흡사한 환경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이 밝혔다. 지구와의 유사성을 강조하기 위해 '슈퍼지구'라는 별명을 붙였다.

지구와 유사한 행성을 찾기 위해 유럽 과학자들과 경쟁했던 워싱턴 카네기 연구소의 앨런 보스 연구원도 "외계 생명체를 찾는 연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발견된 행성에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것으로 보는 것은 이르다는 신중론도 많다.

스티브 매런 미국천문학회 대변인은 "물이 존재한다고 확신하려면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행성의 정확한 크기와 밀도, 대기의 구성물질이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구와 흡사한 행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생명체의 존재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췄더라도 지구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도 문제. 현재의 기술로는 사람을 보낸다거나 무인 우주선을 발사하는 것이 불가능해 '제2의 지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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