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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3월 2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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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장애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불안장애 환자는 정신질환자의 34%가량으로 우울증 환자보다 많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영조(일산백병원 정신과 교수) 이사장은 “성인 네 명 가운데 한 명은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불안을 갖고 있다”며 “하루 한 시간 이상 불안한 마음이 지속돼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가 되면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불안은 나쁜 게 아니다
불안은 그 자체가 나쁜 게 아니다. 불안은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흔히 느끼는 감정일 뿐만 아니라 생존본능을 가진 동물은 당연히 느끼는 감정이다. 불안을 느끼지 못하면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불안을 통해 현실에 적응해 간다고 할 수 있다.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인 스트레스도 삶을 위해 필요하다. 스트레스는 인체의 비상 경보등인 교감신경을 작동시킨다. 교감신경이 작동하면 눈동자가 커지고 위험 상황에 맞서 싸울 태세를 갖추게 되거나 민첩하게 도망가는 데 필요한 전신 근육이 긴장한다. 또 근육에 더 많은 산소와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이 빠르고 강하게 뛴다. 사람들은 이런 덕분에 정신을 바짝 차려 각종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런 불안이 개인에게 심각한 고통을 안겨주거나 사회생활을 못할 정도로 행동에 지장을 주면 장애가 된다. 별다른 일이나 위험이 없는데도 교감신경이 작동돼 신체가 응급 상황이 되는 것은 정신질환의 일종인 불안장애다.
예컨대 죽을 것 같은 생각이 밀려오거나 가슴이 답답해 호흡이 곤란해지고 수시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어지러움이 찾아오는 공황장애가 대표적인 불안장애다. 공황장애에 빠지면 위험을 알리는 인체의 경보장치가 지나치게 예민해져 불안과 공포가 수시로 닥쳐온다.
●생각을 달리하자
성적이 좋은 학생은 성적이 낮은 학생에 비해 시험에 대해 불안감을 심하게 느낄 수 있다. 100점을 목표로 공부하기 때문에 한 문제라도 틀릴까봐 불안해지는 것이다. 이런 완벽주의자들은 실수를 두려워하는 ‘예기 불안’이다. 너무 이상적인 목표를 스스로 만들어 놓아 강박감을 갖는 것이다.
사막 한가운데 물통의 물이 절반 남았을 때 ‘반밖에 안 남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감정과 신체 반응 행동은 다르다. 전자는 혹시 물이 곧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불안해한다. 이런 불안감이 생리적 변화를 일으켜 갈증을 더욱 유발한다. 같은 상황이라도 생각하기에 따라 감정 반응, 신체형상 태도 및 행동의 결과가 달라진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권준수 교수는 “불안장애 환자들은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쉽게 절망하고 자존심이 꺾일 수 있기 때문에 100%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교감신경 불안의 연결 고리를 끊자
전문의와 상담한 뒤 적합한 약물치료를 하면 60∼70%는 해결된다. 또 자신에게 불안을 불러일으킨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인지행동 요법을 통해서도 비교적 쉽게 치료된다.
흥분된 교감신경을 가라앉히는 데는 한 손을 가슴에, 다른 한 손을 배에 대고 호흡하는 복식호흡법이나 근육에 힘을 줬다 뺐다 하는 것을 반복해서 신체의 이완을 유도해 나가는 근육 이완훈련이 도움이 된다. 회피했던 상황이나 장면을 자꾸 피하려 하지 말고 부딪쳐 나가는 ‘노출요법’도 심리치료에 많이 이용된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오강섭 교수는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고 자꾸 부딪치려 시도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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