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게임은 강국, 자막은 약소국?

  • 입력 2006년 10월 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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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일본어인데 한국에서 파는 정품(正品) 게임 맞아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사는 박주원(11) 군의 어머니 이모(40) 씨는 추석 선물로 아들에게 사준 수입 휴대용 게임기를 구입한 전자상가를 찾아가 따져 물었다.

게임 화면이 모두 일본어로만 설명돼 있어 게임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던 것.

이에 대해 점원은 “한글 설명서에 다 나와 있다”며 “일본말을 모르면 화면과 대조해 가며 설명서를 보라”고 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된 해외 유명 게임 가운데 완벽하게 한국어로 된 제품은 절반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게임이 외국어 음성이나 자막 등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한글로 된 설명서조차 없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의 강희원 차장은 “게임 개발 과정에서 한국어가 아직 주요 언어로 채택돼 있지 않다”며 “유행에 민감한 한국의 게이머들은 한국어로 번역해 달라는 요구보다는 오히려 발매 날짜를 앞당겨 달라는 주문을 더 많이 한다”고 말했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게임당 4개월간 번역 작업을 해야 하는 데다 3억여 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 한글로 번역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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