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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8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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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1년 만에 후원금을 40억 원이나 모은 서울대어린이병원장 황용승(56) 교수는 11일 “몸과 마음이 병든 어린 환자를 도우려면 그들과 가까이 있는 의사들이 발 벗고 후원금 모금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그가 병원장으로 부임했을 당시 서울대어린이병원은 연간 60억 원의 적자를 보고 있었지만 저소득층 어린이 환자와 희귀 난치병 어린이 환자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였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딱한 어린 환자들을 돌볼 수 없게 될 판이었다.
서울대병원 소아과 의사들은 어린 환자들을 돕기 위해 2001년 자발적으로 어린이병원후원회를 만들었지만 매년 모금액은 2억 원가량에 불과했다.
황 원장은 적극적으로 후원회 모금 행사를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환아(患兒)에게 푸른 하늘을 보여 주세요’라는 블루밴드 캠페인을 벌여 블루밴드와 블루 티셔츠 등 기부상품을 출시했다. 또 탤런트 하지원 씨, 가수 장우혁 씨, 마라톤 영웅 황영조 씨 등을 수호천사로 임명했다.
그는 희귀 난치병 어린이를 위한 생일파티를 열고 이러한 활동이 보도될 수 있도록 언론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런 활동을 알게 된 클럽메드, 유닉스전자, 국민은행, 도미노피자, KT&G 등 각종 기업이 후원금을 내기 시작했다.
황 원장은 “훈훈한 이야기가 기업과 사회 각층에 퍼져 환아와 환아 가족을 위한 사랑의 손길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면서 “기부문화가 정착되는 날까지 모금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아간질치료의 권위자이기도 한 황 원장은 지난 1년간 국내 최대 규모의 신생아 중환자실을 증축하고, 쉴 곳이 마땅치 않았던 환아와 보호자들을 위한 쉼터도 만들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환아 지원금으로 약 1억5000만 원이 사용됐으며 38명의 어린 환자가 혜택을 받았다. 어린이병원후원회(02-3142-9543)나 이 병원 사회복지사를 통해 선별된 어린 환자들이 후원금 혜택을 받는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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