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정기 이충환 김명희 박사 연구팀은 이런 수고를 많이 덜 수 있는 새로운 접근방법을 찾아냈다. 병균끼리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는 ‘통로’를 차단해 병균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것.
대부분의 병균은 특수한 화학물질(AL)을 분비하며 의사소통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균이 숙주에 침투했을 때 AL을 분비하면서 동료가 얼마나 많은지 확인한 후 ‘공격’ 또는 ‘대기’를 결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AL을 분해하는 물질이 ‘AHL-락토네이즈’이라는 단백질이란 사실은 밝혀져 있었다. 연구팀은 이 단백질을 포항방사광가속기의 X선에 쬐여 입체구조는 물론 AL의 어떤 부위를 공격하는지 알아냈다. 이 연구성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지난달 28일자에 게재됐다.
이충환 박사는 “이번 성과를 토대로 병균 간 신호전달체계를 차단하는 약물을 개발하면 기존 항생제에 보완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