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의혹’ PD수첩 거센 ‘국익 논쟁’

  • 입력 2005년 11월 22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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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팀의 ‘난자매매 논란’을 다룰 것으로 예고된 22일자 MBC PD수첩의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편 방영을 앞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오전 PD수첩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은 빗발치는 ‘방송반대’ 글로 몸살을 앓고 있다.

PD수첩 제작진은 전날 “취재과정에서 황 교수팀이 사용한 난자와 관련한 중요자료를 입수했다”면서 “난자제공자들은 황 교수가 그동안 강조해온 ‘자발적 기증자’로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방송이 시청률을 위해 국익을 저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찬호 씨는 “국민 대다수가 생명공학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상황에서 생긴 문제를 지금 와서 들춰낼 필요가 있느냐”며 “이번 논란은 개인의 치부 차원이 아닌 국가의 이익과 장래가 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정남 씨는 “방송은 열악했던 과거의 연구 여건은 외면한 채 흥미위주와 시청률만 의식하고 있다”며 “진실규명차원이라는 제작진의 취지도 좋지만 의혹제기가 자칫하면 사실로 둔갑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최영환 씨는 “제작진이 황 교수팀의 연구원들로부터 무엇을 캐냈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민의 거센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난치병 환자들의 희망이 됐던 이 연구에 윤리적 잣대를 대는 MBC는 과연 깨끗하다고 자부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또 “오늘밤 방송을 중지하라” “다같이 시청하지 말자”는 의견도 많았다.

장기하 씨는 “다함께 오늘밤의 방송을 보지 말자”면서 “이번 황 교수 편을 훗날로 재편성하시길 권고한다. 좀더 신중을 기하고 사건의 추이를 살핀 후에 방영하라”고 주문했다.

일부는 “방송은 줄기세포연구의 어려움부터 보도하라”는 글을 남겼다.

김지훈 씨는 “선진국에서는 난자가 합법적으로 거래되는 상황인데, 법을 고쳐서라도 지원해줘야 할일을 방송이 대단한 고발인양 보도하고 있다”며 “난자거래의 윤리적 문제를 지적하기 전에 난자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국내 생명공학의 여건부터 알려라”고 말했다.

반면 방송을 지지하는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전승근 씨는 “방송의 할일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진실을 알리는 것이다. 최종 판단은 시청하는 국민들이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출자 한학수 PD는 22일 아침 MBC라디오에 출연해 “방송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전 세계에서 한국 생명과학계에 의혹을 제기하고 불신하는 상황에서 뒤늦게라도 진실을 밝히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진정한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 PD는 “지난해부터 난자 문제와 관련해 한국생명윤리학회, 인권위, 민노당의 질의가 있었지만 황 교수는 명쾌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며 “황 교수가 일찍 솔직하게 털어 놓고 양해를 구했다면 굳이 PD수첩이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황우석 사단의 성명훈 세계줄기세포허브 기획협력부장은 “과도하게 있지 않은 상황을 주장한다든지, 매도한다면 그야말로 국익을 훼손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라디오에 출연해 “그렇지(매도나 왜곡하지) 않는 수준에서 분명하게 문제점이 있다면 같이 논의하는 것이 국익에는 도움이 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2일 밤에 방송되는 ‘PD수첩-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 편에서는 ▲황 교수팀 연구에 600여개의 매매된 난자가 사용됐으며 ▲난자 제공자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매매업체를 통해 미즈메디병원에서 난자 채취 수술을 받았고 ▲연구원으로부터 기증받은 난자도 사용됐다는 점을 집중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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