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산하단체 한달새 두차례 해킹당해

  • 입력 2005년 10월 13일 03시 03분


코멘트
최근 국방부 산하 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가 해킹돼 해당 서버에 보관 중이던 현역 장교와 자녀들에 관한 각종 신상정보가 대거 유출된 사실이 12일 밝혀졌다.

특히 해당 홈페이지는 지난달 해커들에 의해 구멍이 뚫렸지만 군 당국이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자체 조사 후 홈페이지를 재가동했다가 또다시 해킹된 것으로 알려져 군 당국의 사이버 보안이 심각한 허점을 노출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여러 명의 해커들이 국방부 산하 기관인 호국장학재단의 인터넷 홈페이지(사진)를 9일 해킹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국장학재단은 현역 장교 및 군무원 자녀의 장학금 지원과 군인복지기금 대부사업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기관이다.

군 당국은 이번 해킹으로 해당 사이트에서 관리 중이던 많은 현역 장교의 군번과 주민등록번호, 자택 주소와 계좌번호는 물론 자녀들의 학교 관련 정보를 포함한 다량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출 자료 중에는 주요 군 장성 보직자들의 구체적인 신상 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군 당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유출된 군 인사 관련 자료가 각종 범죄를 노린 가짜 신분증 제작에 악용되거나 불순 세력에 넘겨질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해당 홈페이지를 즉각 폐쇄하고 해커들의 신원 파악에 나서는 한편 추가 해킹 가능성에 대비해 모든 군 관련 인터넷 홈페이지의 보안 상태를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특히 해당 홈페이지가 지난달 중순에도 신원을 알 수 없는 해커들에 의해 해킹되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번 사건이 군 관련 기관에 대한 조직적인 해킹일 가능성과 대공 용의점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 해커 중 1명은 내국인으로 파악됐으며 다른 해커들은 외국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7월에도 경찰청과 국회, 한국국방연구원(KIDA)을 포함한 10개 국가기관과 주한미군사령부가 해킹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해커 중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외국어대에 재학 중인 중국인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