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혈관 튼튼한 심장]<3·끝>약만 제대로 먹어도…

  • 입력 2005년 3월 20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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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운동과 식사조절만으로는 심혈관계의 건강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아스피린을 적절히 복용하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나이가 들수록 운동과 식사조절만으로는 심혈관계의 건강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아스피린을 적절히 복용하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어느덧 중년. 틈나는 대로 운동을 하고 식사를 조절해 본다. 그러나 일상에 부대끼다 보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요인 모두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렵다.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당뇨, 비만, 운동부족, 스트레스, 가족력, 나이. 어느 한 가지는 꺼림칙하기 마련이다.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약은 있다. 위험요인 치료와 관리를 돕는 약도 있다. 예방약이 심혈관계 건강의 보증수표는 아니지만 제대로 먹으면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 혈전 쌓이지 않게 예방이 중요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려면 혈관에 혈전(피떡)이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예방약으로서 효과가 검증된 약은 현재 아스피린뿐이다. ‘아세틸살리실산’ 성분이 혈전을 만드는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을 억제한다. 꾸준히 먹으면 심장병과 뇌중풍(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예방약은 해열 진통제로 쓰이는 500mg 아스피린과는 다른 100mg의 저용량 제품이다. 우리나라에는 바이엘의 ‘아스피린 프로텍트’, 보령제약의 ‘아스트릭스’, 한미약품의 ‘아스피린’ 등이 나와 있다. 성분과 효능은 같다.

하루 한번씩 식후에 먹으면 된다. 심근경색 재발을 막기 위한 하루 복용량은 300mg이다.

○ 나이별 효과-부작용 꼭 체크해야

아스피린을 먹는 사람 1000명 중 3∼4명은 위벽이 상해 출혈을 보인다. 현재 판매되는 저용량 아스피린은 모두 위를 지나 소장에서 흡수되도록 코팅이 돼 있다. 그러나 위궤양, 출혈성 장질환, 치질 환자와 출산을 앞둔 여성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일단 심혈관계 질환을 앓았다면 재발 방지를 위해 아스피린이 꼭 필요하다. 50세 미만이면서 심혈관계 질환 위험요인 중 1가지에만 해당된다면 굳이 먹을 필요가 없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아스피린의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는 성별과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 보스턴의 브리엄 여성병원은 45세 이상 여성 3만987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아스피린과 위약을 하루 걸러 10년 동안 먹게 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45∼65세 중년 여성에게는 아스피린의 심장병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뇌중풍 위험만 24% 낮아졌다.

반대로 남성의 경우 아스피린이 심장병 위험만 낮추고 뇌중풍 예방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65세 이상 여성은 아스피린으로 심장병과 뇌중풍 위험을 모두 30% 정도 낮출 수 있다.

○ 위험요인 관리에도 약이 필요

고혈압 환자는 정상혈압인 사람보다 동맥경화가 생길 위험이 3배, 뇌중풍 위험은 4배 높다. 혈압이 140/90mmHg를 넘는 사람이 2∼3개월 운동과 식사조절을 해도 10mmHg 정도 떨어지지 않는다면 약이 필요하다.

당뇨병이나 만성신부전 환자는 혈압이 130/80mmHg만 넘어도 장기가 상하기 쉬우므로 약을 먹어야 한다. 혈관을 좁히는 ‘안지오텐신’의 수용체 차단제(ARB)나 전환효소 억제제(ACEI)가 주로 처방된다.

혈액 속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고지혈증도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6개월 이상 식사를 조절해도 저밀도지단백(LDL) 수치가 160mL/dL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크레스토’, 화이자의 ‘리피토’ 등은 간의 콜레스테롤 생성을 막는다. MSD의 신약 ‘이지트롤’은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오병희 교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남식 교수)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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