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심야 TV시청 이렇게 하면 덜 피곤해요

  • 입력 2004년 8월 15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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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한 긴장과 짜릿한 흥분이 반복되는 심야 축구경기 관전은 여름밤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그러나 피로와 스트레스로 다음날 정상적인 생활리듬을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 심야 경기에서 한국 팀이 골을 넣자 환호하는 모습.-변영욱기자
아슬아슬한 긴장과 짜릿한 흥분이 반복되는 심야 축구경기 관전은 여름밤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그러나 피로와 스트레스로 다음날 정상적인 생활리듬을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 심야 경기에서 한국 팀이 골을 넣자 환호하는 모습.-변영욱기자
《아테네 올림픽에 푹 빠져 TV를 보며 뜬눈으로 지새우는 ‘올림픽 폐인’이 늘고 있다. 아테네와 한국의 시차 때문에 유독 야간시간대 경기가 많은데다 한국경기 또한 새벽시간에 몰려 있어서다. 반작용으로 낮에 사무실에서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띈다. 잠을 꼭 하루에 8시간 자야 할 필요는 없다. 어떤 사람은 4시간만 자도 사는 데 지장이 없다. 그러나 평소 6∼8시간 자던 사람이 ‘올림픽 폐인’이 됐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폐인’ 생활이 3일 이상 지속되면 십중팔구 수면리듬이 깨진다. 올림픽이 끝나도 원상회복이 쉽지 않다. TV를 볼 때 입이 궁금해 이것저것 먹다보면 비만 위험도 덩달아 높아진다.

경기가 새벽에 열릴 때 오후 9, 10시경에 미리 토막잠을 자두면 좋다. 경기 직전 일어나 TV를 본 뒤 다시 잠을 자면 5시간가량 수면시간을 유지할 수 있다. 눈가리개를 하고 잠을 자면 햇빛을 차단해 잠의 질을 높여준다.

▽흥분을 줄여라=쾌적한 수면 온도는 18∼20도. 체온은 깨어있을 때보다 1, 2도 낮은 게 좋다.

낮에는 심장기능 근력 등을 강화하는 교감신경계가, 밤에는 몸을 차분하게 만드는 부교감신경계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흥분하면 밤에도 교감신경계 활동이 왕성해진다. 자칫 혈관이 수축되고 핏덩이가 생길 수도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장 이상이 있으면 혈압이 갑자기 올라 뇌출혈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환자가 가슴통증, 두통,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면 TV를 끄고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 그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몸은 편안하게=TV를 보기 전 냉방장치를 가동한다. 실내온도를 낮춰 나중에 잠을 잘 자기 위해서다.

TV를 볼 때는 소파에 허리를 깊숙하게 붙이고 윗몸에 힘을 뺀 상태가 가장 좋다. 근육 경직을 막기 위해 짬짬이 스트레칭을 한다.

다음날 눈의 피로를 방지하려면 TV와 최소 2m는 떨어지는 게 좋다. 또 30분마다 눈 위를 1, 2분간 눌러준다.

경기를 보면서 마시는 맥주는 짜릿함을 더해준다. 그러나 술은 위장을 지치게 해 숙면을 방해한다. 그래도 마셔야겠다면 경기 후반부에 한두 잔으로 제한한다. 약간의 술은 수면 유발 효과도 있다.

우유를 마시면 트립토판이란 성분이 포만감과 함께 수면을 유도한다. 그러나 차가운 수박을 많이 먹으면 소변이 마려워 잠을 자주 깬다.

▽TV 시청 끝나면=흥분한 몸과 기분을 이완시키기 위해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다.

이어 10분간 숙면을 위한 체조를 한다. 먼저 눈을 감은 뒤 다리를 뻗고 앉는다. 어머니, 호수, 평화 등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는 단어를 떠올린다. 이와 함께 발끝→발목→무릎→허리→배→어깨→목→머리의 순으로 천천히 힘을 빼는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코로 숨을 들이쉬고 입으로 내쉬면서 ‘하나∼’라고 조용히 속삭인다. 천천히 눈을 뜨고 침실로 향한다.

늦게 잤더라도 기상시간은 같아야 한다. 일어난 뒤 맨손체조가 좋다.

낮이 되면 졸린다. 애써 참느니 30분 이내에서 잠깐 눈을 붙이는 게 좋다. 그렇지만 아무 때나 자면 더 피곤해진다. 매일 같은 시간대에 낮잠을 자도록 한다. 보통 피로도가 가장 심한 오후 2, 3시경이 가장 좋은 시간이다.

(도움말=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상암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 교수)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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