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주인공은 진드기. 사람과 가축의 피를 빨아먹고 알레르기 등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골칫덩어리다.
캐나다 에드먼턴 소재 앨버타대의 생물학자 브리안 바이스 박사팀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아프리카 소에 붙어사는 진드기 암컷의 몸무게를 주체할 수 없게 만드는 원인이 수컷에 있다고 밝혔다. 정액에 암컷의 식욕을 엄청나게 증가시키는 폭식인자가 있어 교미 후 암컷이 게걸스럽게 피를 빨아먹게 된다는 것.
체중이 불어나는 속도도 만만치 않다. 교미 후 4∼7일이면 몸무게가 10배로 늘고, 이후 24∼36시간 만에 다시 10배가 더 증가한다.
이 폭식인자는 진드기로부터 사람이나 가축을 보호할 수 있는 백신 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 폭식인자를 토끼에 주입해 자연적으로 면역능력이 생기게 한 후 진드기가 피를 빨아먹는 상황을 지켜봤다. 그러자 진드기 암컷의 74%가 몸집이 커지지 않았다. 토끼 혈액에 만들어진 면역물질 탓에 암컷 몸에서 폭식인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