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폭설 왜…‘北 찬 공기 + 南 따뜻한 공기’의 심술

  • 입력 2004년 3월 5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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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에 찾아 온 ‘3월 폭설’의 원인은 무엇일까.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는 여름철의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비슷한 원리로 설명된다.

여름철에 따뜻한 공기와 찬 공기가 갑자기 겹치면서 장마전선이 형성되고 집중호우가 내리는 것처럼 이번에도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만나 경계면에 구름이 형성되면서 집중적으로 눈이 내린 것이다. 기온이 낮기에 비가 아닌 눈이 내린 것뿐이다.

특히 폭설이 천둥번개 등을 동반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현상. 지상과 상공의 온도차가 크면 대기가 불안정해 천둥번개가 생긴다. 4, 5일 지표면은 영상이었지만 상공 5km는 영하 35도 안팎의 매우 차가운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이번 눈은 기상관측 이래 3월에 내린 눈으로는 최고의 적설량을 나타냈다. 4일 서울과 인천 강화 등이 지역별 최고기록을 세웠고 5일에는 대전이 전국 최고기록을 갈아 치우고 충청 내륙과 경북 대부분의 지역이 적설량 기록을 경신했다.

3월 중 서울에 10cm 이상의 눈이 내린 것은 이번까지 포함해 기상관측 이래 5번으로 집계됐다.

한편 기상청은 폭설이 내린 4일 오전에는 서울 지역에 1∼5cm의 눈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하다가 오후 5시에야 10cm 이상의 눈이 내릴 것이라고 수정해 단기예측도 빗나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기상청 윤석환 기상홍보과장은 “오전 5시부터 많은 양의 눈이 내릴 것이라고 수차례 예보했으며 강설량은 수치가 정확하게 나오지 않는다”며 “눈은 지형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도 강설량은 정확히 예보하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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