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새로 지은 집에선 왜 두통 생길까…SBS '환경의 역습'

  • 입력 2003년 12월 28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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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과민증 환자인 일본의 주부 시바타 가오루가 유기농 야채를 싼 신문지를 벗기며 잉크 냄새를 맡을까봐 숨을 참고 있다. -사진제공 SBS
화학물질과민증 환자인 일본의 주부 시바타 가오루가 유기농 야채를 싼 신문지를 벗기며 잉크 냄새를 맡을까봐 숨을 참고 있다. -사진제공 SBS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

1월 3일 첫 방영되는 SBS 3부작 다큐멘터리 ‘환경의 역습’(토 밤 10·55) 1부의 제목이다. 생활공간의 오염물질들이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의 시사회가 26일 서울 여의도 SBS본사에서 열렸다.

‘환경의 역습’은 제작자 박정훈 PD의 개인적 경험에서 탄생했다. 2002년 기획다큐멘터리 ‘잘 먹고 잘 사는 법’으로 채식열풍을 일으켰던 박 PD는 스스로도 식습관을 바꾼 후 4년간 감기 한 번 안 걸리다가 새 집으로 이사 간 뒤 심한 기관지염에 두 번이나 걸렸던 것.

제작진은 신종 환경병인 ‘새 집 증후군(SHS·Sick House Syndrome)’을 본격적으로 소개한다. SHS는 신축 건물에 사는 사람들이 두통, 두드러기, 콧물 등의 증상에 시달리는 것으로 만성화될 경우 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화학물질과민증(MCS)이 된다. MCS 환자들은 잉크 냄새를 견디지 못해 책을 유리로 덮고 보아야할 정도.로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진다.

병의 원인은 건축자재가 내뿜는 석유화학 물질이다. 새 주상복합아파트에서 검출된 포름알데히드 수치는 기준치의 3.5∼4.5배였고, 개교 1개월 이내인 학교의 실내공기 중 톨루엔 성분은 기준치의 5∼7배였다.

SHS는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1980, 90년대부터 사회문제가 됐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에 대한 인식이 없어 원인을 모른 채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에만 들어오면 몸이 심하게 붓거나 가려웠던 두 어린이가 각기 환경친화적인 집으로 이사 가거나, 집에 환기 시스템을 설치한 뒤 병을 치료하는 과정도 보여준다.

박 PD는 “소비자가 환경친화적 제품을 요구하면 생산자는 들어줄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의 각성을 강조했다.

2부 ‘우리는 왜 이 도시를 용서하는가’에서는 서울의 노점상 31명의 정액을 채취해 자동차 배기가스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3부 ‘미래를 위한 행복의 조건’은 식품 속 수은과 농약 성분 때문에 어린이들의 학습능력이 저하된 해외사례를 보여준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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