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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7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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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 가족들은 보리를 찾기 위해 영광읍내 골목을 헤집고 다니며 수소문했지만 허사였다.
담양군 창평면에서 살았던 장씨는 행여나 보리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속에 이사도 가지 못했다. 1년이 넘도록 보리 소식을 듣지 못한 장씨 가족은 결국 재회의 꿈을 포기하고 6월 순천으로 이사했다.
실의에 빠져있던 장씨는 5일 밤 한통의 전화를 받고 뛸 듯이 기뻤다. 창평면에 살면서 가깝게 지냈던 정모씨(36·건축업)가 "보리가 돌아왔다"고 연락을 해왔기 때문.
보리는 이날 오후 장씨의 둘째아들이 4년간 다녔던 창평초등학교 교문 앞에 힘없이 쪼그리고 앉아있는 것을 마을 주민이 발견해 정씨에게 데리고 온 것.
장씨는 단숨에 창평으로 달려갔고 1년9개월여 만에 주인의 품에 안긴 보리는 그동안의 시련을 잊은 듯 연신 꼬리를 흔들었다.
장씨는 "보리를 생후 2개월부터 키워왔는데 충직하고 순해 가족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며 "목 부위 털이 벗겨진 점으로 미뤄 그동안 다른 사람이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리가 같은 또래의 진돗개와 함께 자라면서 마을 밖을 자주 돌아 다녔고 양치기 개의 특성상 방향감각이 뛰어난 점도 옛집을 찾아오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담양=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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