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터넷]‘스팸 사절’ 말대신 아이템으로

  • 입력 2003년 5월 5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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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터넷 역사상 처음으로 19개 선두 인터넷 기업들이 아바타용 아이템을 공동으로 제작, 2600만 네티즌에게 선물하는 이벤트가 펼쳐진다.

아이템을 공동 제작하는 일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인터넷에서 스팸메일 등 유해정보를 근절하자는 ‘건강한 인터넷’ 캠페인을 공동 주최하는 동아일보와 NHN 네오위즈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19개사는 각자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자사의 회원들에게 아이템을 선물하기 시작한다고 5일 밝혔다.》

아이템이란 인터넷 서비스에서 ID와 함께 사용하는 아바타(캐릭터)를 치장하는 장식물. 오프라인에서의 옷 보석 신발 등 장신구 비슷한 개념이다. 인터넷상에서 수백∼수천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연간 시장규모는 2000여억원에 이른다.

개발된 아이템은 행사 캐릭터인 ‘루키’를 응용한 것. 네오위즈가 업체들의 위임을 받아 10여일 만에 만들었다. 제품명은 ‘스팸사절’.

공동주최 업체들은 “백 마디 구호나 설명보다는 행사의 취지를 담은 아이템을 선물하는 게 네티즌들에게 호소력이 크다”고 아이템 제작배경을 설명했다. 네오위즈의 박진환 사장은 “스팸 사절은 선물 아이템으로는 처음으로 애니메이션 기법을 적용, 네티즌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자신했다.

▽네오위즈=세이클럽(www.sayclub.com) 내의 공개 커뮤니티 서비스인 ‘세이테마’에서 ‘스팸 사절’을 나눠준다. 15일부터 2주간 ‘건강한 인터넷’ 행사 게시판에서 ID를 남기고 캠페인 동참의사를 밝히면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 네티즌은 게시판에 의견 등을 남길 수 있으며 사업에 대한 제안도 할 수 있다.

▽넷마블(www.netmarble.net)=15일부터 ‘건강한 인터넷 운동 홍보단’ 모집에 나선다. 사이트에서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행동강령을 발표하고 동참하는 회원을 ‘건강한 인터넷 운동 홍보단’으로 임명한다. 홍보단으로 가입한 회원에게 스팸사절을 증정한다.

▽NHN=국내 1위 게임 사이트인 한게임(www.hangame.com)에서 15일부터 ‘건강한 인터넷 캠페인 참여하기’를 클릭해 동참 의사를 밝히는 회원에게 증정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13일부터 한 달간 다음(www.daum.net) 초기화면과 아바타섹션, 한메일섹션에서 캠페인 참가 의사를 밝히는 회원에게 아이템을 선물한다. 한메일의 ‘스팸제로’ 기능을 설정하거나, ‘건강한 인터넷’ 퀴즈 이벤트에 응모하는 회원에게 증정한다.

▽MSN(www.msn.co.kr)=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아바타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MSN메신저를 통해 아이템을 증정한다. MSN의 ‘스팸메일 나도 한마디’ 게시판에 글을 남기면 아바타의 ‘옷장’에 스팸사절이 자동으로 들어간다.

▽SK커뮤니케이션즈=네이트닷컴의 아바타 채널(avatar.nate.com)에서 2일부터 스팸사절 증정을 시작했다. 네이트닷컴은 공지사항을 통해 행사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으며 판매 형식으로 아이템을 선물한다. 결제금액은 0원.

▽드림위즈(www.dreamwiz.com)=드림위즈 회원 중 아바타 이용자 130만명을 대상으로 6일부터 아이템을 나눠 준다. 사이트 곳곳에 안내돼 있는 아바타 서비스를 클릭하면 받을 수 있다.

▽프리챌(www.freechal.com)=7∼30일 메일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 중 ‘건강한 인터넷’ 캠페인 취지를 읽는 사람에게 아이템을 증정한다. 프리챌은 네오위즈가 개발한 3가지 아이템과 별도로 자체 제작한 이미지도 제공할 계획이다.

▽하나포스닷컴=아바타코너(avatar.hanafos.com)에서 2일부터 아이템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네티즌 누구나 ‘스팸사절’ 아이템을 클릭하면 받아갈 수 있다.

▽데이콤=12일부터 자회사인 데이콤아이와 함께 www.chol.com 사이트의 ‘건강한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린 네티즌에게 아이템을 증정한다.

▽야후코리아(www.yahoo.co.kr)=현재 아바타 서비스 업그레이드 작업을 하고 있으며 작업이 끝나는 26일부터 회원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엠파스(www.empas.com)=최근 게임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엠파스는 6월 문을 여는 게임사이트에서 아이템을 나눠주는 대대적인 이벤트를 연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취재팀> 김태한(팀장) 공종식 나성엽 홍석민 기자

▼'스팸 사절'디자인 최용석씨▼

“한국에서 가장 많은 네티즌이 소장하는 아이템이 될 겁니다.”

‘건강한 인터넷’ 공동 주최사들을 대표해 ‘스팸 사절’을 디자인한 네오위즈 캐릭터팀 디자이너 최용석씨(26·사진). 매년 200여개의 아바타(캐릭터)와 아이템을 디자인해 네티즌 앞에 내놓는 그는 “이번 작업처럼 시간과 신경을 많이 쓴 적은 없었다”고 말한다.

“보통 아이템은 아바타를 치장하는 용도로 거래되지만, ‘스팸 사절’에는 혼(魂)을 실어야 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스팸메일을 접할 때마다 화가 났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뜻하지 않게 평소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이다.

최씨는 디자인 의뢰를 받자마자 공동 주최사들의 아바타를 모두 다운로드해 아바타의 크기와 제작방식을 점검했다. 모든 아바타에 쓸 수 있는 사이즈로 ‘루키’를 그렸으며, 한눈에 캠페인의 의도를 알아볼 수 있도록 심플한 동작(스팸 메일 청소, 단속)을 구상했다.

네오위즈 회원들을 위한 아이템을 개발하는 게 주 업무인 그는 ‘스팸 사절’을 개발하는 열흘간 새벽별을 보면서 회사에 출근했지만 “한국에서 아바타를 보유하고 있는 모든 네티즌들이 좋아할 선물을 만든다는 생각에 피곤한 줄 몰랐다”고.

최씨는 2001년 단국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캐릭터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작년 2월 네오위즈에 영입됐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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