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DSL시대 '성큼'-ADSL보다 10배 빨라

  • 입력 2003년 1월 22일 18시 02분


VDSL 서비스를 사용중인 서울 마포구 창전동 삼성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최근 방문해 전송 속도를 확인해본 결과 다운로드와 업로드 양 방향 속도가 모두 10Mbps 이상이 나와 동영상 등을 보는데 별다른 불편이 없었다.이종승기자
VDSL 서비스를 사용중인 서울 마포구 창전동 삼성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최근 방문해 전송 속도를 확인해본 결과 다운로드와 업로드 양 방향 속도가 모두 10Mbps 이상이 나와 동영상 등을 보는데 별다른 불편이 없었다.이종승기자
《최근 독일 출장을 다녀왔던 남인수씨(30)는 현지 호텔에서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는데 애를 먹었다. 인터넷에 접속해 e메일을 검색하려고 했는데 포털사이트에 제대로 접속하는데 10초, 또 e메일을 여는 데에만 10초가 걸리는 등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답답했다. 명칭만 ‘초고속’일 뿐 ‘초저속’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국에 들어와서 다시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남씨는 “통신은 역시 한국이 최고야”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명칭은 같은 ‘초고속인터넷’인데 왜 독일과 한국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때 속도차이가 나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같은 초고속이라도 독일은 아직도 디지털종합정보통신망(ISDN)이 초고속인터넷의 주류를 이루는 반면 한국은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전화선을 통한 인터넷 접속에서 ADSL까지=처음에는 일반 전화회선을 이용해 인터넷을 접속했다. 영어로 ‘전화를 건다’는 뜻인 ‘다이얼 업’이라고 부르는 이 방식은 단순한 텍스트 전송에는 큰 무리가 없으나 모뎀속도(56Kbps)가 낮아 화상 등 용량이 큰 정보를 전송하는 데에는 ‘엄청난 인내심’이 요구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초고속인터넷 접속 서비스. 이중 ISDN은 기존의 전화망 데이터통신망 등을 묶어 디지털로 통합 처리한 것으로 속도가 128Kbps까지 나온다. 이는 기존 ‘다이얼 업’보다는 훨씬 빠르지만 ADSL에 비하면 속도가 크게 떨어진다. ADSL은 전송 속도가 통상 2Mbps 안팎으로 ISDN보다 10배 이상 빠르다.

ADSL은 국내에서는 99년부터 하나로통신에 의해 본격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여기에 KT가 가세하면서 이미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는 주류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ADSL을 쓰고 있는 가입자가 전체 초고속 시장에서 10% 미만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보급이 부진한 편이다. 남씨가 독일과 한국에서 느꼈던 ‘속도의 차이’는 ISDN과 ADSL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이 몰려온다=KT와 하나로통신이 올해 들어 부쩍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VDSL은 지금까지 나온 ‘디지털가입자회선(DSL)’서비스 중 전송속도가 가장 빠른 서비스로 ADSL보다 최대 10배 이상 빠르다. 최근에는 전송속도가 50Mbps까지 나오는 VDSL 장비가 국내 업체에 의해 개발되기도 했다.

대칭형 VDSL은 또 다운받을 때와 비교해 데이터를 보낼 때(업로드) 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ADSL과는 달리 양 방향 속도가 동일한 것이 장점이다. 업로드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화상 채팅, 온라인게임, 대용량 파일 전송에서 훨씬 유리하다.

▽VDSL 얼마나 빠르나=VDSL 속도가 실제로 얼마나 빠른지 확인하기 위해 최근 VDSL 서비스를 사용중인 서울 마포구 창전동 삼성APT 관리사무소를 방문했다.

초고속인터넷 속도를 측정해주는 사이트(www.benchbee.co.kr)에 접속해 초고속인터넷 전송속도를 확인해봤다. 측정결과 다운로드 속도는 10.83 Mbps, 업로드 속도는 10.64 Mbps로 기존 ADSL 서비스보다 훨씬 전송속도가 빨랐으며, 양 방향 속도차이가 거의 없었다. 또 방송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주문형비디오(VOD)를 이용해봤는데, 화면의 끊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관리사무소 직원인 백혜정씨는 “VDSL을 사용하면서 컴퓨터를 통해 드라마나 뮤직비디오를 자주 보고 있는데 화질이 우수해 불편한 점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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