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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3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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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 의대 조영걸 교수는 지난달 28일 서울대에서 열린 ‘제8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에이즈 환자에게 홍삼을 꾸준히 복용시킨 결과 병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거나 천천히 진행됐다”고 발표했다.
조 교수는 91년부터 에이즈 환자 140여명에게 홍삼을 복용시켰다. 환자들은 홍삼 가루 5.4g(18개의 캡슐)을 매일 먹었다. 조 교수는 “홍삼을 꾸준히 먹은 환자들 대부분이 에이즈의 진행 정도를 나타내는 면역 세포(CD4+ T세포)의 수가 거의 비슷하게 유지되거나 더 높아졌다”고 밝혔다. 어떤 환자는 면역 세포 수가 2배나 늘어나기도 했다.
유전자 조사에서도 특이한 현상이 발견됐다. 환자의 몸 안에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있고, 이 바이러스는 증식에 필요한 ‘네프(nef) 유전자’를 갖고 있다. 홍삼을 장기간 먹은 환자는 이 유전자의 특정 부위가 변하거나 잘려 나갔다. 조 교수는 “홍삼이 에이즈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바꿔 병의 진행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고려대 의대 서성옥 교수가 “위암 수술 환자 22명에게 홍삼 가루 4.5g을 매일 복용시킨 결과 ‘수술후 5년간 생존율’이 76.4%로 2배나 올라갔다”고 발표했다. 영국 노섬브리아대의 케네디 박사도 인삼 추출물이 사람의 인지 능력과 기억 속도 그리고 일의 집중도를 높인다고 밝혔다.
인삼의 약효는 주로 사포닌 성분에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인삼에 들어 있는 사포닌 종류는 13가지인데 비해 고려 인삼은 22가지나 된다. 특히 홍삼은 인삼을 쪄서 말리는 과정에서 사포닌 구조가 변해 모두 32가지의 사포닌을 갖고 있는 데다 특유의 붉은 색을 내는 색소가 항산화 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