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면역억제제 부작용’ 원인 알아냈다

  • 입력 2002년 10월 22일 18시 51분


장기이식 후 복용하는 면역억제제의 부작용 원인이 국내 의학자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규명됐다.

경희대 의대 분자생물학교실 김성수(金成洙·46·사진) 교수팀은 신장이나 간 등의 장기를 이식한 뒤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을 장기 복용하는 환자의 50% 이상에서 면역억제제로 인해 이식한 장기가 약화돼 결국 망가지는 원인을 밝혀냈다고 22일 밝혔다.

이 면역억제제는 세포 내의 사이클로필린A라는 단백질과 결합해 면역억제작용을 하는데 그동안 이 단백질의 기능이 알려지지 않았다.

김 교수가 지난해 3월부터 7개월 동안 생쥐의 근육세포를 이용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이클로필린A는 세포에 독성을 나타내는 활성화 산소를 감소시켜 세포가 병들게 하는 것을 막는 항산화작용을 한다는 것.

활성화 산소는 암,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을 일으키는 유해산소이다.

김 교수는 이 단백질이 사이클로스포린과 결합하면서 항산화작용을 억제해 활성화 산소를 증가시키고 결국 이식 장기에 독성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 생명공학부문의 최고 권위지인 파세브 10월호에 실렸다.

김 교수는 “세포 속에 사이클로필린A 발현을 증가시키면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며 “3∼5년 안에 장기이식 성공률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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