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검색어…'생활어' 검색 부쩍

  • 입력 2001년 12월 5일 19시 04분


2001년 한해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찾은 검색어는 무엇일까.

‘IT 행복한 세상’은 심마니(www.simmani.com), 엠파스(www.empas.com)와 함께 올해 11월까지의 인기 검색어를 분석해 봤다. 검색어는 2001년을 살아온 사람들, 특히 네티즌들의 관심사를 가장 잘 드러내는 문화코드라 할 수 있다.

2001년을 풍미한 검색어를 통해 지난해의 인터넷 문화트렌드를 되짚어본다.

▽화두(話頭)는 ‘재미’와 ‘다양화’〓올 한해의 검색 경향은 ‘재미’와 ‘다양화’로 요약된다. 심마니가 선정한 베스트 검색어는 와레즈와 게임, 엽기. 엠파스는 이밖에 레포트, 독후감, 쇼핑, 여행 등 생활관련 검색어의 약진을 지적했다. 이것은 엽기와 섹스로만 압축됐던 지난해의 경향과는 크게 대비되는 것. 엠파스의 이승연 검색팀장은 “저질 문화의 온상으로만 여겨지던 인터넷이 건전한 생활의 장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성(性)’은 스테디셀러〓하지만 섹스라는 검색어는 올해도 역시 검색순위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00양 비디오’처럼 연예인들의 스캔들과 가십거리를 찾아 헤매는 경향은 올 한해도 계속 이어졌다. 누드집을 낸 탤런트 정양과 룰라 김지현이 과감한 노출연기를 펼친 영화 ‘썸머타임’은 단숨에 인기검색에 상위에 올라섰다.

또한 하리수를 통해 트랜스젠더에 대한 건전한 공론을 조성한 공로도 인터넷에 돌려야 할 것 같다. 마약파문을 일으킨 황수정도 막판에 ‘선전’(?)했다.

▽네티즌은 공짜를 좋아해요〓공짜로 야한 동영상을 얻기 위한 네티즌들의 노력은 와레즈(소프트웨어나 각종 파일을 공짜로 배포하는 사이트)를 2월 이후 부동의 검색순위 1위(심마니의 경우)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내용부실(?)의 와레즈 사이트에서 필요한 것을 얻지 못한 네티즌들은 대안으로 P2P 서비스인 ‘나누미(현재 구루구루로 서비스 이름 변경)’를 선택했다.

MP3 매니아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한 ‘소리바다’는 저작권 문제로 법정에까지 서게 됐지만 확고한 인기를 누렸다.

▽지난해에 이은 ‘엽기 열풍’ 계속〓 엽기토끼 마시마로, 졸라맨, 홍스구락부 등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사이버 엽기 세상을 주도한 공로자. 8월에는 ‘엽기적인 그녀’ 개봉으로 엽기의 검색수가 현저히 늘어났다.

▽학생들 인터넷 활용 늘어〓대학생들의 시험기간인 4월과 6월에는 레포트가 상위에 등장했고 방학중인 7, 8월에는 아르바이트가 급상승했다. 초중고생들의 여름방학 막바지인 8월말에는 탐구생활, 영어일기, 수학독후감, 데미안, 염상섭, 첨성대, 별자리 등 과목별 숙제관련 검색어가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증권·재테크는 경기불황으로 인기하락〓지난해 검색순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증권, 재테크는 올해는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증권가의 불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취업과 교육에 관한 검색어는 시즌에 따라 조금씩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취업대란과 수능 출제 파문에 비하면 검색어 순위에의 반영도는 낮은 편이었다. 정치관련 검색어는 거의 ‘전멸’에 가까왔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월별로 본 인기 검색어 및 경향
1월새해가 시작되자 토정비결과 운세의 순위가 급상승. 하지만 자살조장 사이트들 때문에 사회적으로 뒤숭숭했던 한달이었다.
2월성폭행을 소재로 한 일본의 패륜 게임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지하철역에서 일본인 취객을 구하고 숨진 ‘아름다운 청’년 이수현과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간 구제역이 등장.
3월정통부의 ‘불법 소프트웨어 일제단속’ 발표로 와레즈 검색 수가 급상승. 신학기를 맞아 교보문고가 등장.
4월탤런트 정양의 누드집 발간으로 떠들썩한 한달. 하지만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도 일본과 역사 키워드드는 40위권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대학생들의 숙제 시즌을 반영한 레포트와 한국영화 ’친구’의 약진도 눈여겨 볼 만 했다.
5월P2P 서비스 ‘나누미’ 등장. 화장품 광고로 스타덤에 오른 하리수도 인터넷에 데뷔했다. 소리바다에 이은 음악감상 사이트 ‘벅스뮤직’ 등장.
6월개그우먼 이영자의 ‘다이어트 파문’이 관심을 끌었다.
7월알까기와 중국의 ’한류’ 열풍이 등장했다. 100위 안에 ’야한놈’이라는 정체불명의 키워드가 등장 한 것도 재미있는 현상.
8월100위 안에 Divx 미디어 재생기 ‘사사미’ 플레이어와 재생에 필수적인 프로그램 ’코덱’이 등장했다. 방학숙제가 밀린 학생들이 인터넷에 몰려들었다.
9월해충제거 업체인 세스코 고객게시판의 유머스러운 답변이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11일 일어난 미국테러로 테러, 이슬람 등 검색어의 순위가 상승했다. 테러사건 뉴스를 제공하는 일간지, 방송국 관련 검색어도 순위가 올라갔다.
10월님다바이러스가 사이버 세상을 뒤숭숭하게 만든 한달.
11월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메이저리그 우승으로 김병현이 100위권 안에 등장. 황수정과 최음제의 검색 횟수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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