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약 패트롤]'아스피린' 한해 600억정 소비 '진통제 대명사'

  • 입력 2001년 4월 29일 19시 09분


서양의학의 선구자인 고대 그리이스의 히포크라테스는 버드나무 껍질의 해열작용을 최초로 발견했다. 또 18세기 영국의 성직자 스톤은 백버드나무 껍질즙을 50명에게 먹여 해열작용을 확인했다.

19세기로 접어들어 이탈리아 화학자 피리아는 버드나무 껍질에서 해열작용 주성분인 살리실산을 분리해냈다. 그러나 살리실산은 심한 위장장애를 일으켜 복용이 무척 힘들었다. 이후 1897년 독일 바이엘사의 펠릭스 호프만이 제품화에 성공하면서 인류의 건강에 이바지하게 됐다.

매년 전세계에서 600억알이 소비되는 아스피린은 ‘진통제의 대명사’. 페니실린, 스테로이드와 함께 인류가 발견한 3대 명약으로 손꼽히는 아스피린은 1899년 독일 바이엘사가 첫 선을 보였으며 국내에는 20여년 전에 들어왔다.

한알에 100원 남짓한 이 약은 전세계에서 지난 10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약으로 기록돼 있다. 한 사회학자는 독일의 3대 발명품은 폭스바겐 승용차, 로켓, 그리고 아스피린이라며 ‘아스피린 예찬론’을 폈다.

아스피린은 해열, 진통, 소염작용 외에 심장병, 뇌졸중 예방효과가 있으며 최근까지 새로운 효과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존 아스피린보다 진통 및 소염효과가 수십배 이상인 ‘슈퍼 아스피린’이 개발됐다는 보고도 있었다. 이런 추세로 볼때 아스피린은 향후 상당기간 명약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에서도 몇년 전 독일 바이엘사의 현지법인인 바이엘 코리아에서 기존 아스피린보다 두배 이상 빠른 진통효과를 가진 ‘아스피린 다이렉트’를 개발해 판매중이다. 이 제품은 기존 아스피린의 위장장애를 효과적으로 개선한 제품으로 비타민C가 들어 있어 물없이 씹어먹는 차세대 진통제로 각광받고 있다.

한편 아스피린은 효과가 뛰어나지만 수두나 유행성감기를 앓고 있는 유아들이 먹을 경우 드물게 뇌나 간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최재웅(을지병원 내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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