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3社 IMT-2000 광고 전쟁…이미지 극대화 '기선잡기'

  • 입력 2000년 8월 29일 18시 56분


“인도사람 다 됐네!”(LG 텔레콤)

“사막에 계신 아빠 생일 축하해요” “칭기즈칸의 몽골제국 정보통신으로 다시 이룩하겠습니다.”(SK 텔레콤)

“(밖에서 남자 친구와 키스를 하려는 딸에게 엄마가) 집에 안 들어오고 뭐하니?”(한통엠닷컴)

음성은 물론 동화상 전송이 가능하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에 비해 정보 전송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지는 ‘꿈의 이동통신’인 IMT―2000의 사업자가 사실상 LG텔레콤, SK텔레콤, 한국통신으로 결정됐다.

차세대 이통통신 사업자들은 ‘동화상 휴대전화 시대’ 도래를 앞두고 앞으로 달라질 일상생활의 단면을 포착해 광고를 통해 전달하는 한편 자사의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 서비스가 시작되는 경우 기존 휴대전화 가입자들은 획기적으로 용도가 늘어나고 편리해지는 신규 서비스로 이동할 전망. 따라서 꿈의 이동통신 시장을 겨낭한 각사의 경쟁은 이제부터라는 판단에 따라 치열한 광고전을 펼치고 있다.

LG텔레콤의 ‘인도 실크로드편’은 인도 타르사막의 실크로드를 탐사하는 여학생 2명과 남학생 3명 등 5명의 대학생이 IMT―2000 휴대전화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 탐사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찾고 한국에 있는 부모와 통화한다는 내용.

휴대전화 화상을 통해 딸이 인도 고유복장을 하고 있음을 알고 “인도사람 다 됐다”고 말한다.

LG텔레콤측은 지난해 LG전자의 ‘밀레니엄 드림’ 광고에 이어 IMT―2000 화상 휴대전화를 통해 ‘무한 커뮤니케이션’을 광고 캠페인 슬로건을 내걸고 LG가 그려내는 미래의 모습을 광고에 담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98년 내보낸 ‘사막편’은 중동 사우디아라비아 유전 현장에 나가 있는 아빠에게 딸이 IMT―2000 화상 휴대전화를 통해 생일 축하 노래를 들려준다.

SK텔레콤의 ‘달덩이’편은 어려서 실로 전화하던 시절부터 기존 음성 휴대전화, IMT―2000 화상 휴대전화까지 통신수단의 발달을 두 친구의 회상을 통해 형상화했다.

SK텔레콤은 최근에는 지난해 7월부터 몽골에서 이동전화 서비스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몽골편’을 제작해 내보내고 있다.

몽골이 과거에는 칭기즈칸의 말발굽을 통해 광활한 몽골제국을 건설했다면 이제는 정보통신을 통해 다시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컨셉트로 잡았다.

한국통신과 한솔엠닷컴이 최근 합병해 탄생한 한통엠닷컴은 놀이공원에서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던 딸이 갑작스러운 엄마의 전화를 받고 당황하는 장면.

화면을 통해 딸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훤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다.

IMT―2000 화상 휴대전화가 일반화되는 경우에는 공간과 거리의 개념이 더욱 희박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예상이다.

낯선 오지에서도 집에 있는 가족과 화상을 통해 안부를 전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대가 불과 2∼3년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IMT―2000 화상 휴대전화 사업자들간의 광고전도 보다 다양하고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