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의 근원 설명하는 ‘표준모형’

  • 입력 2000년 7월 26일 18시 50분


1803년 영국의 존 돌턴은 모든 화학 원소가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고유한 ‘원자’(atom)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세기 초반의 원자는 이미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된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도는 전자로 이루어져 있었다.

곧이어 중성자와 양성자마저 더 작은 입자들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입자가속기를 이용한 원자핵 충돌실험에서 100여종의 새로운 입자들이 생겨나자 과학자들은 다시 물질을 구성하는 궁극적인 입자가 무엇인지 찾아 나섰다.

1964년 미국의 겔 만은 입자들의 분류체계를 연구하다 대부분의 입자가 ‘쿼크’(Quark)로 이루어져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67년 와인버그 등은 대칭성에 기반한 표준모형을 제시했다. 결국 95년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에서 톱(top)쿼크의 존재가 확인됨으로써 많은 과학자들은 이 모형이 완성된 것으로 여기고 있다.

표준모형(Standard Model)은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와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밝힌 현대 입자물리학 이론. 이에 따르면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입자는 각각 6개로 이루어진 쿼크와 경입자이다. 그리고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힘)은 4개의 매개입자를 통해 이루어진다.

쿼크는 크기가 없는 점입자. 그래서 더 이상 작게 쪼갤 수 없다. 혼자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항상 다른 쿼크와 합쳐져 무언가를 만든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원자핵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쿼크들이 모여 양성자와 중성자를 이룬다. 경입자에는 전자(e)와 이보다 더 무거운 뮤온(μ), 타우(τ) 입자가 있고 이들과 관련된 뉴트리노(중성미자)가 있다.

이 구성입자들은 대칭적인 성질에 따라 각각 3쌍으로 구분돼 ‘세대’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1세대에 해당하는 쿼크는 업(u)과 다운(d), 경입자는 전자와 전자뉴트리노(U)이다. 같은 방식으로 2세대 입자는 각각 참(c)과 스트레인지(s), 뮤온과 뮤온뉴트리노(T)이며, 3세대에 속한 입자는 톱(t)과 보텀(b), 타우와 이번에 발견된 타우뉴트리노(V)이다. 세대가 올라갈수록 질량이 커지는 경향이 있으며 낮은 세대로 붕괴해 자연상태에서 관측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1세대에 속한 입자들이다.

쿼크들을 핵안에 잡아두는 것은 강한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글루온(g)이다. 약한 상호작용(약력)은 W보손(boson)과 Z보손이 교환돼 일어난다. 그리고 광자(γ)는 전자기력을 매개한다. 최근 중력을 매개하는 중력자를 가정해 입자간에 작용하는 모든 힘을 통일적으로 설명하려는 대통일이론이 시도되고 있지만, 중력자는 아직 직접적으로 발견되지 않고 있다.

현재 표준모형은 입자물리학에서 가장 권위있는 모델로 자리잡았지만 뉴트리노의 질량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신동민과학동아기자> hisd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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