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도메인 전쟁’ .shop .web 선점경쟁 치열

  • 입력 2000년 7월 12일 18시 43분


‘닷컴(.com) 시대는 가고 닷숍(.shop) 닷웹(.web) 시대가 온다.’

인터넷 열풍으로 포화상태에 이른 ‘.com’ 도메인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도메인이 등장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2000년 6월 현재 전 세계에 등록돼 있는 ‘.com’ 도메인은 약 950만개. 웹스터 사전에 나와있는 명사의 97%가 이미 등록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net’과 ‘.org’가 있긴 하지만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14일부터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국제인터넷도메인 관리기구(ICANN) 회의는 바로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17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98개국에서 500여명이 참석해 6∼10개의 새로운 도메인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ICANN측은 현재 새로운 도메인을 만들기 위한 계획 초안을 웹사이트(www.icann.org)에 공개 중이다.

이번에 심사대상에 오를 도메인은 ‘.shop’(쇼핑몰) ‘.web’(웹관련 사업) ‘.info’(정보 관련사업) ‘.arts’(예술분야)‘.rec’(레포츠 레크리에이션) ‘.nom’(개인) ‘.firm’(기업) ‘.sports’(스포츠) 등. 관련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적어도 ‘.shop’‘.firm’‘.web’ 등은 신규 도메인으로 무난히 채택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 도메인이 등장하면 일단 ‘.com’ 도메인 고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터넷 업계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새로운 도메인은 이름 자체만으로 사이트의 성격을 나타낼 수 있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 가능성이 크다. ‘.shop’과 ‘.web’ 도메인의 경우에는 쇼핑몰과 인터넷 관련 업체들이 이미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도메인의 선점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이 이미 국내외에서 벌어지고 있다. ‘.com’ 도메인의 경우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돈벼락을 맞은 사람이 속출했기 때문. 도메인 등록 전문업체 후이즈의 이청종 사장은 “‘.com’ 도메인 선점을 둘러싼 도메인 전쟁 1라운드가 마감되고 2라운드가 시작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업체들은 벌써부터 신규 도메인 등록신청을 받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이번 회의에서 신규 도메인이 확정돼도 등록시기는 빨라야 올 연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존 도메인 등록건수가 세계 2위인 한국에서 도메인 투기바람이 재연돼 외화만 유출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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