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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11일 1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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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관계자는 11일 “한국통신이 한솔엠닷컴의 대주주인 한솔제지 벨캐나다 AIG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최종 계약하고 대주주인 정부에 승인을 요청했다”며 “정보통신부 기획예산처 등 관련 부처가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은 12일 이사회를 갖고 인수합병(M&A)을 추인할 계획이며 피인수자인 한솔엠닷컴측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어 지분 매각을 의결한 뒤 이사회 해산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이동전화시장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의 사업권 경쟁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인수조건〓한통은 한솔엠닷컴의 대주주인 한솔제지(지분 14.89%), 캐나다 BCI(20.97%), 미국 AIG(13.98%)의 지분 전량(7500만주)을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인수대금 중 40%는 한통 보유 SK텔레콤 주식과 맞바꾸고, 35%는 어음, 나머지 25%는 현금으로 지급하게 된다. 주당 인수가격은 3만9000∼4만원 선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통신 민영화에 가속도〓안병엽(安炳燁)정통부장관은 “공기업이 민간기업을 인수한데 따른 시비를 없애기 위해 인수 승인에 앞서 한국통신에 대해 민영화 방안과 외자 유치방안을 보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솔엠닷컴 인수의 전제조건인 한국통신 민영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통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정부가 보유한 한국통신 지분 59%를 연말까지 33.4%로 줄이는 1차 민영화계획을 앞당겨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1차 민영화가 끝난 뒤 남는 33.4%의 지분 처리방안도 당초 2001년 이후에 재검토키로 했으나 앞당길 예정이다. 한국통신 민영화 방안은 빠르면 12일 발표된다.
▽국내통신 시장 지각변동〓두 진영의 합병은 연말로 예정된 IMT2000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업계에 크고 작은 편가르기를 예고, 업계 및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합병이 몰고 올 가장 큰 변화는 이동전화시장의 ‘2강 1약’ 구도로의 재편. 유선 분야 최강자인 한국통신-한국통신프리텔-한솔엠닷컴 진영이 무선분야에서도 힘을 강화해 무선 분야 최강자인 SK텔레콤-신세기통신과 대적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011)-신세기통신(017)의 거대 연합군에 이어 한통프리텔(016)-한솔엠닷컴(018)까지 세를 결집함에 따라 유일하게 단독사업자로 남은 LG텔레콤(019)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게 됐다. 2강 1약의 세력 격차는 당분간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국통신의 한솔엠닷컴 인수가 확정되자 LG측은 “축적한 자금으로 하나로통신이나 파워콤 인수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한국통신은 한솔엠닷컴 인수에 3조원을 썼지만 LG는 자금 여력이 있기 때문에 하나로통신 등 새로운 곳에서 경영권 확보를 추진한다는 계획.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