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사람]택시 운전사 김원식씨

  • 입력 2000년 5월 7일 19시 59분


20여년간 운전을 해온 택시운전사 김원식씨(51)는 자신이 운전하는 개인택시 뒷 유리창에 taxidriver.co.kr라는 웹사이트 주소를 붙이고 다닌다. 손님들에게도 웹사이트 주소가 기록된 명함을 한 장씩 나눠주고 있다.

도메인 등록 업체나 인터넷 전문가가 소유했을 법한 taxidriver.co.kr라는 웹사이트 주소는 지난해 11월 택시운전사 김씨가 직접 확보한 도메인. 286AT 컴퓨터 시절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지난해 도메인을 확보하고 직접 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이곳에 택시 운전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도 적어 올리고 택시와 관련된 각종 신문, 방송 뉴스도 옮겨다가 서비스하는 것은 물론 다른 택시 운전기사들의 홈페이지와 콜택시회사도 연계시켜 놓았다.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코너는 ‘분실물 찾아주기’난. 김씨는 벌써 여러차례 자신의 택시에 탔다가 휴대전화 책 우산 등을 놓고 내린 사람들에게 이 코너를 통해 물건을 되돌려주기도 했다.

하루 방문객수는 60∼70명, 페이지뷰로는 1만2000여건을 넘어섰고 입소문을 통해 김씨의 홈페이지는 네티즌들 사이에 ‘재미있는 홈페이지’로 제법 알려져 있다.인터넷 업체로부터 도메인을 팔라는 제의도 받았지만 김씨는 이 도메인을 거액에 넘길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앞으로 홈페이지를 대대적으로 손질해서 회원제로 운영하면서 택시와 관련된 물건도 팔고 기사식당 안내, 택시 예약제 운영 등 택시운전과 관련된 포털 사이트로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다.

“젊은 손님들이 웹사이트 주소가 적힌 명함을 건네면 깜짝 놀라요. 그저 취미삼아 시작한 일인데 홈페이지를 만들고 꾸려나가는 일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습니다.돈을 번다는 생각보다는 좋은 정보를 여러 사람과 공유한다는 뜻으로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싶습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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