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Y2K대책 발표중 정전 "이런 망신이 있나"

  • 입력 1999년 11월 16일 23시 19분


“Y2K를 논하는 것이 왠지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3층. 재계 관계자들이 한국전력측의 Y2K(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 문제) 대책을 듣던 중 갑작스러운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사건’은 오전 10시 정각 Y2K토론회가 시작된 지 5분만에 일어났다. 행사를 주관한 전경련 이인렬 상무가 인사말을 하던 도중 갑자기 전경련 일대의 전원이 나가버린 것. 전경련측은 부랴부랴 창문에 쳐놓은 버티컬을 걷으려 했지만 이것 역시 여의치 않아 100여명의 참석자들은 꼼짝없이 ‘암흑속의 3분’을 참아야 했다.

행사진행을 맡은 K팀장은 “정전시간이 30분은 되는 줄 알았다”고 한숨지었다.

이날 정전사고는 여의도 일대에 전원을 공급하는 변압기 고장으로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으며 금방 복구돼 토론회는 예정대로 끝날 수 있었다.

그러나 토론회 참석자들은 2000년 1월1일 발생할 수 있는 전력공급 차질보다도 ‘후진국형’ 정전사고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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