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액정화면『수출효자』…제2의 반도체「복덩이」

  • 입력 1999년 8월 2일 18시 30분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가 반도체에 이어 엄청난 이익을 내는 효자 품목으로 떠올랐다. 노트북PC뿐만 아니라 일반 PC 등의 모니터로도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세계적으로 공급부족 사태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 삼성전자와 LG LCD 등 국내업계는 라인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수주받은 물량에 턱없이 부족한 상태.

▽없어서 못판다〓미국 애플사는 지난주 삼성전자에 1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앞으로 TFT―LCD를 필요한 물량만큼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LG LCD에 16억달러를 투자한 네덜란드의 필립스도 생산량의 50%를 우선적으로 공급받는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부족으로 돌아 최근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어 세계 각국의 PC업체마다 공급선 확보를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상태. 가격도 13.3인치 제품이 지난해말 360달러에서 480달러로 오르는 등 부르는 게 값이다(그래프 참조).

▽국내업계 매출 ‘눈덩이’〓삼성전자 LG LCD 등 양사의 상반기 TFT―LCD 매출액은 각각 8억달러 정도로 지난해보다 4배이상 급증했다.

삼성전자는당초올해 TFT―LCD 부문 매출목표를 11억달러로 잡았다가 최근 18억달러로 수정했다. LG LCD도 10억달러에서 15억달러, 18억달러로 거듭 수정했다.

현대전자도 최근 2억달러를 들여 9월까지 이천에 월12만장생산 규모의 공장을 완공한다. 제일모직은 하반기부터 TFT―LCD용 재료사업에 본격 진출, 올해 3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

▽업계 재편 불가피〓국내 업계의 대대적인 설비 증산과 대만업계의 신규 진출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LCD업계는 몇몇 메이저 업체를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 전문가들은 삼성 LG와 일본의 샤프 도시바 등 4개사 정도가 독자 생존할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와 LG LCD는 올들어 10년 이상 선두를 고수하던 일본업계를 제치고 물량면에서 세계 1,2위 업체로 떠올랐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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