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폐렴백신」세계 첫 개발…KIST 정서영박사팀

  • 입력 1999년 6월 10일 19시 27분


주사를 맞는 대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폐렴 예방백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원장 박호군·朴虎君) 의과학센터 정서영(鄭曙榮)박사팀은 10일 5년여간 연구비 10억원을 들여 먹는 폐렴백신과 전달체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먹는 폐렴백신이 개발되지 못한 것은 백신을 복용할 경우 위나 췌장에서 백신의 항원이 파괴돼 약효가 거의 없었기 때문.

정박사팀은 해초에서 추출한 초미세 고분자 보호막을 백신에 입혀 소화효소나 위산에 견딜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백신 복용시 크루즈미사일처럼 정확히 항원포착세포에 도달하도록 했기 때문에 주사용보다 백신의 효과가 월등히 높다.

정박사는 “치사량의 페렴균을 투입한 생쥐실험에서 기존 주사용 백신을 투입한 쥐의 생존율은 40%에 그친 반면 먹는 백신을 복용한 쥐의 생존율은 80%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동물실험 결과는 백신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미국 미생물학지 ‘Infection and Immunity’7월호에게재될예정이다.

먹는 백신은 의사 없이도 복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후진국과 난민촌 등에서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박사팀은 태평양제약과 공동으로 ‘뮤코백스(MuxoVax)’라는 브랜드를 붙여 세계 유명 백신제조기업과 미국의 제약전문 중개사를 통해 임상실험 및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적어도 3억달러 이상의 기술료나 로열티 수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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