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귀-코, 실험용 쥐에서 만든다…한국화학硏팀

  • 입력 1999년 5월 25일 19시 30분


실험실이나 공장에서 대량생산한 인공장기를 사람의 귀와 코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에 따라 선천적 또는 사고 등으로 귀와 코 등 신체의 일부가 결여된 사람들도 본래의 형태를 갖출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화학연구소(소장 김충섭·金忠燮) 화학소재연구부 이해방(李海邦·58)박사팀은 토끼의 연골세포와 생분해성 고분자를 활용해 만든 사람 코와 귀 모양을 실험용 쥐에서 성장시키는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박사팀은 토끼의 귀에서 연골과 뼈세포를 분리해 체외에서 대량으로 조직배양을 한 뒤 각각 코와 귀 모양의 생분해성 고분자틀을 만들고 여기에 연골세포를 배양해 인공장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시 귀와 코 모양의 고분자틀을 쥐의 피하에 이식 수술한 결과 쥐의 체내에서 사람의 연골조직 모양으로 자라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공은 코가 미국에 이은 세계 2번째, 귀가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번째 개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해방박사는 “쥐의 몸에 이식된 인공 코와 귀는 4주가 지난후 조사하자 사람 신체와 같은 연골조직을 갖추었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에 쓰인 생분해성 고분자는 미국 식품의약안전청(F DA)이 승인한 것으로 장당 3천5백달러 수준.

앞으로 5년여의 임상실험기관을 거치게 되면 기술가치를 감안하더라도 비교적 적은 수술비용으로 선천성 기형이나 불의의 사고로 신체 일부를 잃은 환자들이 인공장기를 이식받을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임상실험과 함께 의학적으로 재생이 어려운 뼈와 뼈 사이의 연골과 치아 방광 피부 혈관 등 더 다양한 장기들을 인공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계속 개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공 장기 연구에는 이교수팀을 비롯해 전북대 강길선교수, 가톨릭의대 이일우 김용식교수, 한남대 이진호교수 등 10여명의 전문가가 참가했다.

한편 이번 국내 첫 인공장기 개발은 과학기술부의 생명공학사업과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돼온 ‘조직공학을 이용한 인공장기 개발기술’연구의 성과. 2년여 동안 2억9천여만원의 연구비가 투자됐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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