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H바이러스 침투파장]컴퓨터 곳곳서「뇌사상태」

  • 입력 1999년 4월 27일 07시 35분


한마디로 ‘아비규환(阿鼻叫喚)’이었다.

CIH바이러스로 26일 하루는 문명의 이기들이 풍비박산나고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담긴 자료들이 증발해버렸다. 마치 13년전 이날 일어난 체르노빌원전사고의 끔찍한 광경이 다른 형태로 재현된 듯했다.

▽피해사례〓업무처리의 대부분을 컴퓨터에 의존하는 D전자는 이날 컴퓨터를 켜자마자 그동안 쌓아둔 정보를 순식간에 잃었다.

정부 부처와 출연연구소에서도 출근 직후 켠 컴퓨터들에서 ‘operating system not found’라는 메시지가 나타나며 작동 불능 사태가 일어났다.

특히 이들 컴퓨터에서 예산 세무 관련 자료와 연구개발 자료들이 대량으로 유실된 것으로 알려져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이번 바이러스 피해는 특히 컴퓨터전문가를 따로 둘 수 없는 중소기업체에서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천 남동공단내 한 업체는 “기계설계도면같은 핵심자료를 날려 회사가 도산할 처지에 몰렸다”고 호소했다.

▽감염경로〓작년 6월 대만에서 처음 발견된 CIH바이러스는 수만여종의 컴퓨터바이러스 중 가장 파괴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IH바이러스는 감염사실 자체를 모르는 상태에서 4월26일에 부팅을 하는 순간 나타나도록 되어 있어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이번 바이러스는 미켈란젤로바이러스가 활동하던 90년대 초중반과 전혀 다른 감염경로를 갖고 있다. 당시 디스켓에 스며들어 전염되던 것과 달리 인터넷 PC통신 네트워크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퍼져나간 것이다.

▽대처방법〓일단 감염된 컴퓨터는 안철수연구소나 하우리컴퓨터같은 바이러스백신전문회사에 문의해 고쳐야 한다. 바이오스칩을 교환한 뒤 하드디스크에 윈도95, 윈도98같은 운영체제(OS)를 다시 설치하면 컴퓨터는 다시 쓸 수 있다.

또 감염이 안됐거나 26일 켜지 않은 컴퓨터와 따로 보관하는 플로피디스켓들은 최신 백신프로그램을 구해 감염 여부를 점검해 바이러스를 퇴치해둬야 한다.

최신 백신프로그램은 안철수연구소(www.ahnlab.com·02―525―2141) 또는 하우리컴퓨터(www. hauri.co.kr·02―458―2235) 시만텍코리아(02―3420―8600) 명정보기술(02―703―8500) 등에서 구할 수 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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