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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4월 9일 1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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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한우로는 최초로 체세포복제 방식으로 태어난 송아지 ‘진이’. 김대통령이 ‘황진이(黃眞伊)’에서 따 붙여준 이름처럼 암컷이었다. 지난 2월 국내 처음 체세포 복제로 태어난 젖소 ‘영롱이’나 세계 최초의 복제양 ‘돌리’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지에서 실험에 성공해 세상에 태어난 복제 동물들은 암컷 일색이다. 수컷은 단 한마리도 없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불행하게도 아직 명확한 이유가 규명되지 않고 있다.
체세포는 복제동물로 태어나기까지 혹독한 시련의 과정을 거쳐야한다. 우선 성장한 포유동물에서 추출한 체세포의 핵은 전기 자극을 받아 핵을 제거한 난자세포에 원치 않는 결합을 이룬다. 이 ‘전기고문’을 거쳐 강제로 결합에 성공한 핵은 복제수정란으로 세포배양기에서 건강하게 자라나야 한다. 성숙한 복제수정란은 다시 대리모 동물의 자궁에 착상되어야 한다. 착상과정에서 성공되는 수정란은 수백개중 하나둘 뿐이다.
‘영롱이’와 ‘진이’를 복제한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黃禹錫)교수는 “한 마리의 복제동물을 만들기 위해 적어도 수천번에서 수십만번까지 이 과정을 반복한다”면서 “이상하게도 이론적으론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세계적으로 수컷은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황교수가 복제 수정란을 착상해 임신에 성공한 20여마리의 복제소들 가운데도 수컷은 없다.
여자가 남자보다 수명이 길듯이 복제유전자도 여자가 더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