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손성호박사팀, 공해 먹는 「환경나무」 개발

  • 입력 1999년 4월 2일 19시 13분


땅속의 중금속과 공기중의 오염물질을 다른 나무보다 훨씬 많이 빨아들이는 ‘환경나무’가 개발됐다.

산림청 산하 임목육종부 손성호(孫聖鎬)박사팀은 2일 “3년여의 연구끝에 유전자 조작을 통해 오염된 땅과 공기를 정화하는 환경정화 수종(樹種)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환경나무는 포플러의 일종인 현사시나무를 ‘어미나무(母樹)’로 삼아 탄생했다. 카드뮴이나 납 등 중금속을 빨아들여 독성을 없애는 단백질 유전자를 올챙이에서 분리한 뒤 이를 식물체를 공격하는 아브로박테리아를 이용해 포플러 나무 세포의 핵 속에 주입시키는 방법이 사용됐다.

손박사는 “이 나무는 탄광이나 쓰레기매립지 등 오염된 땅에서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중금속을 흡수, 이온결합을 통해 중금속을 무해한 상태로 세포안에 축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험결과 이 나무는 보통 포플러종보다 카드뮴 등 중금속을 3배 가량 많이 흡수하고 매연 등 오염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박사는 “이 나무는 아주 빨리 자라기 때문에 2∼3년가량 지난 뒤 나무를 베어내 태워 없애면 기존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청은 토양적성시험이 끝나는 내년부터 쓰레기매립지 등 토양오염지역에 시범적으로 이 나무를 심어 정화효과를 최종 점검한 뒤 대대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수원〓박종희기자〉parkhe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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