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통합사 경영 現代가 적합』…ＡＤＬ社 발표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통합회사 경영주체 적격자로 현대전자가 선정됐다.

두회사의 평가작업을 맡았던 아서 D리틀(ADL)사는 24일 심사결과를 발표, “양사의 통합이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통합사의 경영주체로는 현대전자가 더 적합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전자는 “통합방안과 절차를 조속히 확정하겠다”는 환영 입장을 밝혔으며 LG반도체는 구본준(具本俊)사장 명의의 성명을 즉각 발표, “평가기준 및 방법에 대한 사전합의 없이 독단적으로 이루어진 평가의견을 인정할 수 없다”고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위원회 등 정부는 청와대 정재계간담회의 합의에 따라 25일까지 양사 합의에 의한 경영주체 선정을 종용하고 LG가 이에 불복할 경우 여신제재 방침을 거듭 천명, 향후 반도체 통합과정에서 심각한 진통이 예상된다.

정태수(鄭泰秀)ADL한국지사장은 발표문에서 “광범위한 분야의 능력과 업적평가 기준 중 많은 분야에서 현대전자가 일관되게 우위를 보였다”고 현대전자를 유력한 경영주체로 선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ADL은 이번 평가작업이 경영주체를 곧바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주체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전제, 경영주체 확정에는 경영권을 상대방에 넘기겠다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대전자가 통합사의 경영주체로 선정되더라도 △비반도체 부문의 조기정리 △출자 및 지급보증관계 금지 △독립이사회 구성 등 모그룹의 경영개입을 차단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ADL은 강조했다.

ADL은 “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정부와 채권은행단은 통합을 종용할 수도 있고 ADL이 제시한 대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대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ADL은 “D램시장은 갈수록 투자능력이 강한 큰 규모의 선두그룹회사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어 LG반도체나 현대전자와 같은 2군회사들은 불경기에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하고 “양사가 통합한다면 우수한 경영진과 자금확보를 통해 세계 제1의 D램업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