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성 방광암」국내 첫 발생…18년경력 염색공

  • 입력 1998년 11월 6일 19시 15분


국내에서 처음으로 직업성 방광암 환자가 발생했다.

대구 비산염색공단의 Y, S업체에서 81년 10월부터 18년간 나일론 염색공으로 근무해온 윤모씨(41·대구 북구 검단동)가 6월 경북대병원에서 직업성 방광암 진단을 받았다. 윤씨는 경북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9월30일 근로복지공단 대구본부에 산재요양신청을 냈으며 공단측은 방광암이 아직까지 국내에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자문위원회를 거쳐 산업보건연구원의 최종 판정을 받을 예정이다.

경북대병원측은 “방광암 발생 평균연령이 65세인데 비해 윤씨는 41세의 젊은 나이인데다 그동안의 작업환경 등을 종합할 때 직업성 방광암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냈다.

나일론 염색에 사용하는 염료에는 방광암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지딘과 베타나프틸아민 등이 들어 있다. 이 발암성 물질은 일본에서는 72년부터 사용이 금지됐지만 한국은 2000년부터 금지될 예정이다.

발암물질에 의한 방광암 발생은 잠복기가 10년이나 되며 노출기간이 1년 이하인 경우 30년 후 방광암 발병률이 9%, 5년 이상 노출됐을 때는 90% 이상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업의학 전문의 김성아(金誠兒·31)씨는 “윤씨의 작업환경이나 증세로 볼 때 직업성 방광암이 확실하다”며 “국내에서는 직업성 방광암이 발생한 사례가 없지만 염료를 사용하는 사업장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직업성 방광암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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